中 상반기 교역량 27.1%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
앙숙 인도와는 62.7%, 美와는 34.6% 폭발적 상승
'부자 몸조심'...인도 대중 적자, 美와 상호보완성 강조
하반기 둔화 예상, 리커창 "대내외 환경 불확실 여전"
인도는 중국과 유혈충돌로 사이가 험악하다. 미국은 사사건건 중국과 맞붙는 라이벌이다. 하지만 이들 ‘앙숙’ 덕분에 중국의 교역규모가 날로 팽창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에 아랑곳없이 서로 이득을 챙기는 공생관계가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중국 해관총서는 13일 올 상반기 수출입 총액은 18조700억 위안(약 3,199조 원)으로 전년 대비 27.1%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과 비교해도 22.8% 늘어난 것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리쿠이원(李魁文) 해관총서 대변인은 “교역량이 13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인도와의 무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과의 수출입이 지난해보다 62.7% 늘었다. 남아공에 이어 전 세계 중국의 교역상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중국은 의약품, 산소발생기 등 주로 방역물자를 수출했고 인도에서 철광석을 들여왔다.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인도 전체 철광석 수출의 90%를 중국이 싹쓸이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맹방 호주에 본때를 보이려 철광석 수입을 차단하면서 인도에 손을 내민 탓이다. 중국은 올해도 인도의 최대 무역상대국 타이틀을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의 핵심 교역국만 놓고 보면 미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중국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 내줬다. 하지만 올 상반기 중국의 대미 교역량은 34.6%(달러 기준으로는 45.7%) 늘어 아세안(27.8%)과 유럽연합(EUㆍ26.7%)을 눌렀다. 특히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에 주로 가전제품과 의류를 팔았다.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자 중국은 ‘부자 몸조심’에 여념이 없다. 인도의 경우 갈수록 불어나는 대중 무역적자가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오간청(趙干城)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무역적자를 이유로 인도가 과거처럼 중국 제품의 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을 상대로는 상생을 내세우며 양국 경제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미 정치권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 ‘디커플링(탈동조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의 90%를 미 기업들이 부담했다(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통계도 제시했다. 가오링윈(高凌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미중 무역의 상호보완성이 뚜렷하다”면서 “관세로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무역이 하반기에도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미중 갈등 고조 등 변수가 도처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경제전문가ㆍ기업인 좌담회에서 “중국 경제가 양호하지만 대내외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긴장감을 늦추기 않았다. 바이밍(白明) 국제시장연구소 부소장은 “중국 무역이 올 상반기에 고점을 찍었다”며 “진짜 도전은 하반기”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15일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1분기 18.3%에 한참 못 미치는 8% 선이 유력하다. 하반기 성장률은 6%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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