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 역선택 파문이 발단
이재명 지사 수행실장 김남국 앞장서 공격
"남의 가방 들고 다니는 분" 비아냥에 "내 가방" 응수
"그 가방 들고 다니는 분부터 품위를 갖춰라"
"의전만 받아서 모르나 본데, 그 가방 내꺼다"
대선 레이스로 갈 길 바쁜 여의도에 때아닌 '가방 논쟁'이 불붙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얘기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여의도의 새로운 앙숙 관계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둘의 말싸움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야권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이 여권을 들쑤실 때마다, 대야 공격수를 자처하는 김 의원이 화력을 최대치로 뿜으며 서로를 향한 비판 수위 역시 높아지는 식이죠.
사실 두 사람의 갈등은 대리전 성격이 큽니다. 그 밑바탕에는 야권 대표 저격수 김 최고위원과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결이 깔려 있죠.
김 최고위원은 이재명 지사를 공격하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당장 이 지사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하자, 김 최고위원은 뜬금없이 "안동이 아니라 예안 출신이라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비판하며 이 지사를 자극하는 일도 있었죠.
물론 모든 공격이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발언으로 예안 유림들의 눈 밖에 나면서 결국 사과까지 했네요. 예안 논란이 더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관련기사
하여튼 김 최고위원의 시도 때도 없는 '이재명 때리기'에, 이재명 캠프에서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최전방에서 공격과 방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가방 논쟁' 역시 이른바 역선택 파문을 둘러싼 두 사람의 설전에서 시작했습니다.
먼저 김 최고위원이 민주당 대선 주자를 뽑는 경선에 국민선거인단으로 신청했다는 걸 '고백'하자, 여권 대선 예비후보 중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가 직접 발끈하며 일이 커졌는데요.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 형사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까지 나선 이 지사의 경고에, '이재명 호위무사'인 김 의원의 비판 수위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을 향해 "무식한 놈이 용감하고, 양심 없는 놈이 뻔뻔하다"거나 "'업무방해죄' 언급에 '비루먹은 강아지'꼴이다. 말은 태연한 척 뻔뻔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심하게 겁먹고 잔뜩 쫄아 있는 것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는데요.
그러자 김 최고위원도 가만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가방이 등장합니다.
그는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이재명 지사가 또 그렇게 욕을 잘하시니, 밑에서 가방 들고 다니는 분도 그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을 겨냥해 "이 지사 밑에서 가방 들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낮춰 부른 것인데요, 그러면서 "품위를 지키라"고도 했어요.
김 의원은 지지 않으려 "가끔 들고 다니는 가방은 내 가방"이라고 응수했습니다.
그러면서 "옛날 '아저씨 정치인'이라서 국회의원이 자기 가방을 직접 드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나 보다"라며 "맨날 의전 받기를 좋아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비꼬았는데요.
김 의원의 공격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어요.
2019년 김 최고위원이 국회 예결위원장 시절, 음주 상태에서 추경안 심사를 진행해 논란을 빚었던 것을 겨냥해 "품위를 지켜 달라고 하시니까 국회 회의에 들어갈 때는 절대 음주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겠다"며 "누구처럼 만취 상태로 혀 꼬부라지게 말하지는 않겠다"고 직격했습니다.
이후 서로를 향한 직접 비판은 소강 상태에 접어 들었지만, 대여 공세와 대야 공세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두 사람의 역할을 감안하면, '가방 논쟁'은 대선 국면에서 언제든 재연될 것으로 보이네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