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 여름철 특히 8월에 가장 많이 발생
시금치·땅콩·?초콜릿 등 나트륨 많은 음식 주의해야
“갑자기 옆구리가 아프고 혈뇨와 구역질, 구토 등이 나타나요.”
무더위에 작업을 하거나 심하게 운동을 하면 땀을 많이 흘리면서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수분을 제때 보충하지 않아 소변 길(요로)에 결정이 뭉쳐지는 요로결석 때문이다.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서 비타민D가 많이 생성돼 요로결석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결석이 몸속에서 생성돼 요로(콩팥, 요관, 방광)를 막으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을 출산, 급성 치수염(齒髓炎)으로 인한 통증과 함께 ‘3대 통증’으로 불릴 정도다. 요로결석은 20~4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많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로결석은 여름철(7∼9월) 특히 8월에 가장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협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은 통증이 없어지면 마치 꾀병처럼 보이는 질환”이라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간 소변이 나오는 통로에 염증이 생기는 요로감염, 콩팥 기능 상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서구적 식생활로 많이 발생
요로결석은 소변에 칼슘과 다양한 성분(수산염, 인산염, 요산, 인산마그네슘, 암모늄염, 시스틴, 크산틴석, 기질석 등)이 용해된 상태에서 뭉쳐지면서 생긴다. 대부분 콩팥에서 만들어지는데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인해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방광에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구적 식생활이 불러온 영양 과잉과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ㆍ고혈압ㆍ당뇨병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요로 폐색ㆍ요로 감염ㆍ탈수ㆍ부갑상선기능항진증ㆍ통풍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갑자기 옆구리 통증과 혈뇨가 생긴다면 요로결석을 의심해야 한다. 결석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콩팥 결석은 별다른 통증이 없다가 수분 섭취량이 많아 소변량이 늘면 옆구리가 아플 수 있다. 반면 요관 결석은 옆구리나 늑골 척추각(옆구리에서 등에 가까운 쪽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옆구리를 약간만 두드려도 매우 아프다.
통증은 남성의 경우 방광이나 음낭, 고환으로 번질 때가 많고, 여성은 음부로 번지기도 한다. 하부 요관 결석이라면 빈뇨ㆍ절박뇨ㆍ잔뇨감 등이 나타난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고 또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요로결석 환자의 90% 이상이 미세혈뇨가 나타나는데, 5~10%는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개인마다 돌의 크기, 위치 및 폐색 정도에 따라 다르다. 요관 결석에 의한 통증은 옆구리에서 시작해 아랫배로 퍼지는 사례가 많다. 맹장염 대장게실(憩室)염 난소낭종 등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콩팥 결석은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방광과 요도 결석은 배뇨 장애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뇨는 대부분 통증이 동반되기에 요로계 암에서 자주 보이는 무통성 혈뇨와 구별된다.
요로결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이 재발하거나 세균으로 인해 요로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콩팥 기능이 나빠지고 콩팥병도 발생한다. 감염됐다면 신우신염이나 패혈증, 악성 종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구교철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으로 요로계가 막히면 감염과 염증이 발생하기에 치료받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패혈증으로 위독해질 수 있다”고 했다.
치료법은 결석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다. 결석 크기가 6㎜ 미만이라면 60~80%가 수분 섭취와 약물 치료로 자연적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6㎜ 이상이고 상부 요관에 생겼다면 저절로 배출되기 어렵다.
조정기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이 때문에 몸 밖에서 충격파를 발사해 결석을 부순 뒤(체외충격파쇄석술) 자연 배출을 유도하거나, 마취 후 내시경을 이용해 돌을 제거하는 요관경하배석술이나 경피적신절석술 등을 시행한다”고 했다.
◇맥주 마시면 결석 자연 배출?
맥주를 마시면 결석이 빠져나간다는 얘기가 있다.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소변량이 늘어난다. 6㎜ 이하인 작은 결석이 요관에 있다면 자연 배출되기 쉬워 맥주 마시는 것이 결석 배출에 도움될 수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탈수 현상으로 소변량이 줄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므로 장기간 마시지 말아야 한다. 또한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요산을 만드는데, 이 요산이 쌓이면 결석이 생길 수 있다. 맥주 대신 물을 하루 2~3L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 요로결석이 자연히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하루 1.5~2L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탄산음료를 피하고,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특히 여름철엔 하루 2~3L 물을 충분한 마시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나트륨은 결석을 서로 붙이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 시금치ㆍ땅콩ㆍ초콜릿 등에는 결석을 만드는 성분인 수산화나트륨이 많아 너무 많이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결석이 생겼다면 정기적으로 혈액ㆍ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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