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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코로나 조사 입장에…하루 50만 인해전술로 맞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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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코로나 조사 입장에…하루 50만 인해전술로 맞선 中

입력
2021.07.19 13:00
수정
2021.07.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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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포트 데트릭 연구소 조사가 먼저" 응수
"2019년 가을 바이러스 유출 은폐" 의혹 제기
中 반격 서한에 하루 50만명 넘게 서명 참여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전경. 연합뉴스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전경. 연합뉴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조사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세에 중국이 맞불을 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규명하려면 미국 생물실험실의 바이러스 유출 의혹부터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WHO를 압박할 네티즌 서명운동에는 하루 만에 50만 명 이상 참여했다. 중국이 물타기와 인해전술로 맞서면서 ‘코로나 기원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떠넘기는 미국과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17일 “WHO에 조사 촉구 서한을 보낼 것”이라며 온라인 계정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한 초안은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실험실(FDL)을 지목해 “이곳부터 조사해야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에서 코로나로 60만 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며 “바이러스 기원 규명 없이 전 세계가 전염병과 함께 묻히게 할 건가”라고 역공을 폈다. 네티즌 서명은 18일 50만 명을 돌파했고, 19일 오전에는 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1초에 6, 7명 꼴로 동참하는 셈이다.

미국 프로야구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지난 5월 당국의 백신 접종자 노마스크 지침에 따라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덴버=AP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지난 5월 당국의 백신 접종자 노마스크 지침에 따라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덴버=AP 연합뉴스

그러면서 세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미국 FDL은 가장 위험도가 높은 생물안전 4급 시설(BSL-4)로 에볼라와 사스, 메르스, 코로나를 비롯한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BSL-4는 전 세계에 54개 있는데 중국에서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가 유일하다. 중국은 또 “2019년 가을 FDL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유출 사고를 미국이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폐수오염 제거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험실을 폐쇄하고, 국가안보를 내세워 미국이 세부 정보를 감췄다며 공개를 촉구했다.

특히 중국과 엇비슷하게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2019년 12월 13일 미국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코로나 항체가 검출됐다는 연구결과 등을 물고 늘어졌다.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12월 8일, 화난수산시장의 코로나 첫 집단 발병이 보고된 12월 31일과 시기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2019년 전 세계 코로나19 발병 일지. 그래픽=송정근기자

2019년 전 세계 코로나19 발병 일지. 그래픽=송정근기자

앞서 WHO는 2월 우한 현장조사를 통해 “명확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서 “우한 수산시장은 코로나 최초 발원지가 아니다”라고 중국에 면죄부를 줬다. 이 과정에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가능성이 낮다”며 아예 조사 대상에서 배제했다.

하지만 WHO가 입장을 뒤집고 우한 연구소를 겨누자 중국은 “서구의 압력에 휘둘린 정치 모략”이라고 맞받아쳤다. 곧 WHO에 전달될 중국인들의 서한은 두 번째 일격인 셈이다. 지난 15일 중국과 48개 개도국 우방은 WHO에 “바이러스 기원 조사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는 공동서한을 보낸 바 있다.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기원 현장조사를 벌인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을 취재하러 외신기자들이 모여들자 한 보안 요원(맨 오른쪽)이 우산으로 카메라를 가리고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기원 현장조사를 벌인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을 취재하러 외신기자들이 모여들자 한 보안 요원(맨 오른쪽)이 우산으로 카메라를 가리고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19일 환구시보에 “미국은 애써 중국에 먹칠하며 중국인의 불만을 자초하고 있다”며 “민의가 반영된 수십만 명의 서명이 국제사회에서 무시당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쩡광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서구를 포함한 WHO 전문가들이 중국에서 벌인 검증은 끝났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에 대한 다음 단계 조사의 핵심 대상은 미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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