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 22일 뉴질랜드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
객관 평가선 유리하지만 크리스 우드 등 유럽파 즐비
도쿄올림픽은 23일 개막한다. 대한민국 선수단(29개 종목 선수 232명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와 한일 갈등에 더해 국민적 무관심이라는 ‘악재’ 속에서 승리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남자 축구 대표팀 김학범호의 출정이 그 시작이다. 개막식 하루 전인 22일 오후 5시에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올림픽 축구 8강 진출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일전이다.
축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가시마에 입성한 뒤 엄격한 방역 수칙 속에서도 현지 적응 훈련을 이어가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낮 최고 31도, 습도 64%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진 20일에도 노스 시사이드 다목적경기장에서 세트피스, 공중볼 경합 등 훈련을 진행했다.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에겐 첫 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뉴질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122위로 객관적 지표로는 한국(39위)에 크게 못 미치지만 복병으로 평가된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 22명 가운데 13명이 잉글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 다양한 국가에서 뛰는 유럽파이고 7명이 190㎝ 이상의 장신 선수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도 2대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와일드카드인 공격수 크리스 우드(번리)는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우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공격수다. 2009년 이후 57번의 A매치에 출전해 24골을 터뜨리며 뉴질랜드 역대 최다 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신을 앞세운 공중볼 장악력도 좋다. 다른 와일드카드 마이클 박스올(미네소타 유나이티드)가 아직 합류하지 못한 것은 호재다. 박스올은 A대표팀에서 30경기 넘게 뛴 베테랑 수비수이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다.
김학범호는 막강 공격진을 앞세워 첫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대표팀에는 원톱 황의조(보르도)를 비롯해 권창훈(수원 삼성), 이강인(발렌시아),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 등 공격 자원이 풍부하다. 왼발을 잘 쓰는 권창훈, 이강인 등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도 주목된다.
반면 ‘탈아시아급 수비수’ 김민재의 빈자리를 메우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대표팀은 아르헨티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2골씩을 내줬다. 거취가 정리되지 않아 두 경기 모두 결장했던 김민재는 결국 구단의 반대로 최종 엔트리에서 빠졌다. 합류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박지수(김천 상무)와의 호흡이 관건이다. 대표팀 주장 이상민(서울이랜드)은 “한 발 더 뛰는 움직임과 협력 수비로 우드를 틀어막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경기가 열리는 가시마는 코로나 19 긴급 사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유관중 경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지 거주 학생 100~200명가량만 관중석을 채울 것으로 전해졌다. 총 16개국이 출전한 올림픽 축구는 4개 조가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1, 2위가 8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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