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주 120시간 근로' 언급이 더불어민주당의 집중포화를 받자 "(진의를) 왜곡 조작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이 된 언급은 윤 전 총장이 전날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주 52시간제를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 52시간제의 경직성 해소를 위해 업종에 따른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러나 예로 든 주 120시간 근로는 1주일(총 168시간)의 70% 이상의 시간 동안 일하는 것으로,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지적과 비아냥거림이 잇따랐다.
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일주일 내내 잠도 없이 5일을 꼬박 일해야 120시간이 된다"며 "아침 7시부터 일만 하다가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7일 내내 계속한다 해도 119시간인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라고 일갈했다. 박용진 의원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섣부른 경제정책 평가는 삼가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세 번째로 노동시간이 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노동을 바라보는 퇴행적인 인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며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습니까"라고 지적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영국 산업혁명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나"라며 "이분이 칼잡이 솜씨로 부패 잡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일고의 가치 없어" 일축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고의 가치가 없는 얘기"라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제가 120시간 일해야 한다고 했다고 왜곡 조작을 해서 유포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희가 주 68시간으로 수십 년 일하다가 주 52시간으로 바꿨는데, 어떤 독재자가 주 120시간 일하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주 전 청년스타트업 행사에 갔었다"며 "'주 52시간 근무로 집중력이 떨어져 분기 또는 6개월 단위로 평균 52시간 근무를 해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변경할 수 있는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고 (청년들이 요청)했다. 그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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