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프랑스에서 뉴스 사용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뉴스가 화제다. 인터넷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악이 되지 말자(Don't be evil)던 구글의 창업 정신이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뉴스 사용료 이슈는 2019년 6월 EU가 ‘저작권 지침’을 신설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프랑스 하원은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언론사 뉴스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프랑스 경쟁관리국은 구글이 언론사와 뉴스사용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을 주었음에도 제대로 시정이 되지 않자, 프랑스 정부는 구글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종의 괘씸죄를 적용한 것이다. 작년 구글이 프랑스 종합신문사연합(APIG)과 논의했던 사용료가 연간 약 330억 원인데, 결국 그 스무 배가 넘는 과징금을 맞게 된 셈이다. APIG는 플랫폼 사업자가 공짜로 뉴스를 사용해 광고수익 80%를 가져가고 이로 인해 언론사들이 구글에 뺏긴 수익을 연간 최대 4,673억 원으로 추산했다.
구글의 뉴스 무단 사용에 더 엄격한 나라가 호주다. 호주는 아예 뉴스 사용료 협상을 강제하는 법안을 올 2월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 구글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이 불공정하게 뉴스를 사용함에 따라, 미디어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게 호주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이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 따르면, 호주 온라인 광고 시장은 연간 약 80억 호주달러(약 7조 원) 규모로 이 중 절반 이상을 구글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간다. 그 결과 2008~18년 106개 지역 신문들이 폐간됐고, 2006~16년 기자 수는 26% 감소했다. 사용료를 넘어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구글은 호주 언론사들과 연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U, 영국, 캐나다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있다. 한국도 공짜 뉴스를 방지하는 ‘한국판 구글법’이 발의된 상태지만, 제대로 공감대가 확산되지는 못한 상태다. 네이버와 다음 같은 국내 포털들은 뉴스 사용료와 광고수익 배분 방식으로 가치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글만 예외라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법인 소재지가 해외라,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적용도 받지 않는다.
구글은 국내에서 뉴스 사용료와 관련해 언급이 없다. 이제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글로벌 기업의 무임승차를 막아야 한다. 국내에서 수익을 얻었다면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세금도 내야 한다. 앞으로 구글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뉴스 사용료 문제에 대해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정치권 등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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