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우주여행 이모저모]
미국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57)가 20여 년간 꿈꿔 온 우주 여행의 꿈을 이뤘다.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우주선 '뉴 셰퍼드'를 타고 고도 66.5마일(107㎞)까지 올라갔다가 무사히 귀환한 것이다. 3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약 10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민간 우주관광 시대의 문을 연 또 하나의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최고령 우주인' 월리 펑크
이날 베이조스보다도 오래된 우주 비행의 꿈을 이룬 이도 있었다. '최고령 우주인'이 된 월리 펑크(82)가 주인공이다. 1961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 비행사 시험을 남녀 통틀어 1위로 통과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비행단에 합류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우주 비행사로 나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달 1일 명예승객으로 블루 오리진의 선택을 받게 됐다.
그녀는 이날 비행으로 60년 동안 상상만 했던 우주의 광경을 보면서 '이곳은 어둡다!'고 감탄했다. 발사대가 있는 텍사스주(州) 서부 사막지대로 귀환에 성공한 직후엔 베이조스가 이 비행을 "놀랍다"고 하자,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캡슐 밖으로 나와선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표 값은 얼마
이번 비행에서 첫 유료 승객이 된 네덜란드 청년 올리버 데이먼(18)이 지불한 티켓 값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 경매에서 무려 2,800만 달러(322억5,000만 원) 상당의 낙찰가를 제시해 탑승자로 뽑힌 첫 낙찰자가 비행을 취소하면서 그 다음 가격을 써 낸 데이먼의 아버지에게 기회가 돌아갔다는 사실만 알려졌다.
어쨌든 데이먼 측의 낙찰가도 천문학적 액수일 가능성이 큰 탓에, 향후 표값에도 관심이 모인다. 블루 오리진은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민간인 승객을 태운 2차 비행을 계획 중이나 아직 티켓 가격을 공개하진 않았다. 미 CNN방송은 "블루 오리진이 버진 갤럭틱과 비슷한 가격으로 곧 티켓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유사한 우주 관광 사업을 추진 중인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 갤럭틱의 경우, 25만 달러(2억9,000만 원)에 향후 항공권을 약 600장 판매했다. 브랜슨 역시 지난 11일 첫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궁극적 목표는 '우주 식민지' 건설?
민간 우주 비행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힌 베이즈소의 목표는 관광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우주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장기적 미래까지 기대한다. 인류와 지구를 위해 우주에서 에너지·물적 자원을 찾는 사업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구상의 실현까지는 현실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우주 여행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인지, 또 우주 개발에 쏟아붓는 돈과 시간을 지구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의 물음이 끊이지 않는다. 베이조스는 19일 CNN방송에서 이 같은 질문들과 관련해 "지구의 많은 문제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미래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답하며 우주 탐험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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