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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쌀밥에 계륵까지... '윤석열 빗대기' 재미 들린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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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쌀밥에 계륵까지... '윤석열 빗대기' 재미 들린 정치권

입력
2021.07.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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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근' 비유에 김재원 "밥 없이 비빔밥 되나"
송영길 "버리기도 안 버리기도 그런 닭갈비 된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력 대권주자로 주요 정당 외에서 활동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정치권에선 '음식 비유'가 한창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가리키는 '비빔밥'의 재료 중 당근에 윤 전 총장을 빗대자, 김재원 최고위원은 '밥'에 해당한다고 맞섰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계륵(닭갈비)'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음식은 아니지만 '짐차' '트로이의 목마' 등 갖가지 비유가 등장하며 윤석열의 애칭 짓기가 한창이다.


김재원 "윤석열 없어도 된다는 건 과도한 비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재원 최고위원은 20일 JTBC 방송 '썰전 라이브'에 출연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없으면 경선이 된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면서 "(윤 전 총장은) 당근 이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 1위의 후보를 당근 정도로 비유해서, 우리 비빔밥 다 만들어졌는데 이제 당신 없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과도한 비유가 아닌가, 더 나아가서 밥도 들어가 있지 않은 비빔밥 내놓고 식당 망하려고 하나, 그런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들어와서 경선을 같이 하자고 최대한 편의도 제공하고 도와주겠다고 해야 하는데, 들어오든 말든 당근 부스러기 정도가 뭐 안 들어오면 할 수 없지, 또는 들어오기만 하면 물어뜯으려고 하는 또 다른 경쟁자들도 있고 이래서는 과연 경선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19일 이준석 대표가 YTN 방송 '뉴스Q'에 출연해 사실상 윤석열 전 총장을 '당근'에 비유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 대표는 이 방송에서 "당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지금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똑같이 윤 전 총장의 경선 전 입당을 원하는 발언이지만 당내 경선에서 윤 전 총장의 중요도에 대해서는 시각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지장 없는 존재로, 반면 김 최고위원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물로 여긴다는 것이다.


송영길 "윤석열, 야당 대선후보 앞에서 속도 못내게 하는 짐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야권의 딜레마를 바라보는 여권에서도 음식 비유가 나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계륵(닭갈비)'이라고 칭했다. 이는 말 그대로 음식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삼국지'로 유명한 옛 중국 군주 조조가 '한중'이란 곳을 공격했다 닭뼈에 붙은 고기에 빗대 "가지기도 곤란하고 버리기도 아깝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송 대표는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으로서의 검증이 안 된 분이고, 특수부 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찾기가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지지가 높은 것은 우리가 반성해야 될 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감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야권에도 윤 전 총장의 존재가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의 대선후보 진출을 가로막는 그래서 앞에서 속도는 안 내고 (뒤차들이) 계속 추월 못하게 막고 있는 짐차 같은 느낌"이라며 "트로이의 목마처럼 될 거란 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22일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계륵이 된다는 건) 송 대표의 바람"이라면서 "닭갈비가 삼국지 고사의 닭갈비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춘천 가시면 맛있습니다. 닭갈비"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온다면 맛있는 춘천 닭갈비처럼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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