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볼, 호주 상대로 8-1 대승
올림픽 분위기 안나는 무관중 경기
우에노 “후쿠시마 시민 못 봐 아쉽다”
도쿄올림픽이 21일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정에 들어갔다. 첫 대회 장소는 후쿠시마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의 재건을 전 세계에 공표하기 위한 선택일 것이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이라고 규정해 왔다.
하지만 경기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3만명 규모의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의 관중석에는 팀, 올림픽 관계자, 기자 등 50명이 전부였다. 역대 첫 무관중 올림픽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져 함성을 외치던 과거 올림픽과는 거리가 멀었다. 벤치에서 팀을 응원하는 동료들의 목소리만 작게 메아리칠 뿐이었다. 로이터는 이런 분위기를 “리틀야구단의 경기 같았다(giving the game a Little League feel)”고 비유했다.
경기는 8-1, 일본의 5회 콜드게임 승이었다. 일본의 소프트볼 에이스 우에노 유키코(39)가 투수로 나섰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을 꺾고 일본에 ‘구기종목 32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주역이다. 당시 우에노는 손가락에 물집이 터지고 살이 찢긴 상황에서도 3경기 연속 등판해 28이닝(연장 7이닝 포함) 동안 413개의 공을 뿌렸다. 소프트볼이 다시 정식 종목이 되면서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오른 ‘노장’ 우에노는 4.1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일본은 1-1로 맞선 3회 나이토 미노리의 중월 투런포, 4회 후지타 야마토의 투런포 등으로 7점 이상 점수를 벌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끝냈다.
하지만 일본의 꿈처럼 이번 올림픽이 일본 부흥과 후쿠시마 재건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진 미지수다. 우에노는 경기를 마친 뒤 “후쿠시마 재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후쿠시마 시민들 앞에서 우리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무관중 올림픽은 어쩌면 올림픽을 강행할 때부터 예견돼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최도시 도쿄 전역에 긴급사태가 발령됐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번 대회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를 집계·발표한 이달 1일 이후 감염자 수는 75명으로 늘었다. 완벽한 방역을 단언하며 강행한 올림픽이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편 이날 여자축구도 대회 첫 경기로 스타트를 끊었다. 22일에는 남자축구 조별리그가 예정돼 있다. 김학범호는 오후 5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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