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회식 음악 담당자가 사임하고 선수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잇따라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선수들이 묵는 숙소인 선수촌 내부가 너무 비좁고 불편하다는 불만까지 터져 나와,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이 개선 의사를 밝혔다.
21일 일본 언론들은 러시아 펜싱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일가르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연맹 부회장이 선수촌 시설을 혹평하며 “선수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호소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방이 좁아 “창문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이고, 욕실은 “여객기 좌석 수준”으로 좁다는 것이다. 이 좁은 욕실조차 4, 5명이 함께 써야 하므로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지금까지 9번째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심한) 선수촌 서비스를 받아 본 적이 없다”며 “이 상태는 21세기 일본이 아니다. 선수촌은 중세시대다”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상관없지만 선수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핸드볼 경기에 출전하는 한 러시아 선수도 소셜미디어에 “(2016년 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의) 리우와 비교해도 모든 것이 부족하다. TV도 냉장고도 간이 주방도 없다”고 호소했다.
조직위의 하시모토 위원장과 무토 도시로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처음 들었다”며 “선수촌은 모든 선수에게 편안한 장소여야 하니 조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전 합숙훈련을 하던 선수 중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된 미국 여자 체조팀은 대회 기간 동안 이례적으로 선수촌 대신 호텔에 숙박하기로 했다고 이날 미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미 1명이 감염되고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2명이 격리 중인 상황에서, 집단 감염에 따른 기권 사태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촌 시설은 한 곳에 1만8,000여 명의 선수가 숙박해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날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여자 태권도 경기에 출전하는 칠레 선수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기권하기로 했다. 감염에 따른 기권은 대회 처음이다. 조직위는 또 선수촌 거주 1명을 비롯한 8명의 관계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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