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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끝? 여전한 낙관론? 델타 확산에 엇갈리는 美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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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끝? 여전한 낙관론? 델타 확산에 엇갈리는 美 경제 전망

입력
2021.07.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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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변이가 미국 경제 회복 위협" 우려
월가는 "미국은 경기 회복할 것" 낙관 목소리

델타 변이 공포로 다우지수가 2% 이상 급락한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델타 변이 공포로 다우지수가 2% 이상 급락한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정점 후 둔화냐, 여전한 상승세냐.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형 변이’ 확산은 미국 경제의 앞날마저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변이가 좀체 잡히지 않을 경우 호황을 누리던 경기가 조만간 발목 잡힐 것이란 암울한 전망과 함께, 다른 한편에선 전 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의 탄탄한 기초 체력을 믿는 만큼 강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반대 시각이 동시에 제기됨에 따라, 시장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분기 정점으로 둔화" 전망

25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델타 변이 확산 이후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엔 비관론과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미국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매체는 최근 신규 실업 청구 건수가 41만9,000건으로 월가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실업자 4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은 점, 세입자 퇴거 유예조치 등 미 정부가 마련한 사회안전망이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 나서지 못하면서 실물 경제가 만신창이가 됐던 지난해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가장 먼저 ‘델타 공포’에 반응한 곳은 금융시장이다. 지난 19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1% 급락했다. 작년 10월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폭이다. S&P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 이상 떨어졌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하루 3만 명을 넘었다는 미 보건당국의 발표 영향이다. 이후 저가 매수세 유입과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지만 시장 저변에 깔린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시장과 사회 저변에 퍼질 것이라는 관측도 줄을 잇는다. 미국 경제는 올해 초 발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정부의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2019년 대비 98.6%까지 회복했다.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9.2%(연율 기준)로 치솟았다는 추정도 나온다. 현실화한다면 1983년 이후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델타 변이 확산이 변수가 됐다. 또다시 실업률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봉쇄 조치가 부활할 경우 공급망 악화 탓에 경기가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달러화를 퍼즐로 이미지화한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달러화를 퍼즐로 이미지화한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애널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연구원은 “2분기를 정점으로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알렉산더 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도 “공급난이 지속되면 경기 냉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경제가 3분기에는 3.5%까지 추락할 것(캐피털 이코노믹스)이란 비관적 전망마저 나왔다.

'미국 강하다' 믿음에 1000조원 유입

반면 델타 변이가 기존 경기 회복세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 올해 상반기 미국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된 금액이 9,000억 달러(약 1,040조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같은 기간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외 펀드에 투입한 금액의 총량(8,400억 달러)보다도 많다.

뜻밖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금은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그래도 미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란 믿음에 지구촌의 돈이 대거 몰렸다는 얘기다. 잭 재너시윅츠 글로벌 자산운용전략가는 WSJ에 “미국 경제는 팬데믹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어서 유리한 출발점을 갖고 있다”며 “시장이 향후 계속 상승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크킨 연구원 역시 “변이 바이러스는 경제에 하방 위험 요인이 되지만 미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7,120억 달러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던 해외 투자자들이 올해 남은 기간 2,000억 달러를 매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헤지펀드 대부인 빌 애크먼은 최근 경제매체 CNBC방송에 출연해 “미국 사회가 집단면역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델타 변이 확산이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올가을쯤 극도로 강한 경제가 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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