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집회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냐" 우려
방역당국이 "지난 3일 민주노총이 개최한 대규모 도심 집회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공식 조사 결과를 내놨다. 집회 참석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3명은 집회가 아닌 개인 모임에서 감염됐다는 것이다. 방역을 내세운 정부의 집회 원천봉쇄 방침에 반발해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확진자 3명, 집회와 무관한 곳에서 감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참석자 중 확진자 3명에 대해 서울시와 실시한 역학조사 결과, 감염경로는 지난 7일 방문한 음식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 3명은 16~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은 지난 7일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고, 이들은 같은 음식점에 1시간 이상 머물렀던 선행 확진자 2명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사례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근연관계(유전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확인한 결과 매우 높은 일치율을 보임으로써 이들 식당의 선행감염자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일 집회 참가자 가운데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확진자 3명이 속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 관계자 122명에 대해 추적 관리한 결과다. 또 민주노총이 제출한 집회 참가자 명단을 바탕으로 4,071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 판정니 나왔다.
민주노총 "원천봉쇄 거부 ... 30일 집회 강행"
방역당국의 이날 발표는 민주노총의 기존 주장과 똑같다. 앞서 지난 17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 중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처음 공개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도 집회 참석자 전원에게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집회를 주요 감염원이라는 식으로 발표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확진자 3명 발생이 "지난 7일 식당에서 발생한 생활 감염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집회를 열겠다 해도 지난 3일 서울, 지난 23일 강원 원주 집회까지 정부가 원천봉쇄했다"며 "정부에 다시 한번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30일에도 원주에서 대형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 "집회가 안전하다는 뜻 아냐"
다만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조사 결과가 집회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집회 개최 후 2주가 지난 후 전수검사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회 관련 확진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집회를 위해 함께 이동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애초에 집회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도 "이번 역학조사 결과가 곧 집합금지를 위반한 민주노총 집회가 안전하게 이행됐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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