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때 입은 원피스 등 '재활용'
NYT "美퍼스트레이디 패션 게임 체인저
'일회용 아니다' 바이든 친환경 의제 반영"
미국 영부인의 패션은 전 세계의 관심거리다. 그녀에게 옷을 입히기만 한다면 홍보 효과가 만점이다. 기대하는 기업이나 디자이너가 많은 만큼, 그가 입어야 할 옷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미 정부 대표 자격으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건 그의 첫 단독 해외 출장이었다. 특히 이목이 쏠리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질 여사가 22~24일 일본 여행 기간 중 입었던 옷들 가운데 새 옷은 미 대표팀 공식 유니폼 중 하나인 랄프로렌 네이비 재킷과 하의, 딱 한 벌이었다.
나머지 의상은 모두 최소 한 번씩 선보였던 적이 있다. 일본 도쿄 소재 요코다 미 공군기지로 입국했을 당시의 붉은색 나르시소 로드리게스 드레스는 지난달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함께 미 플로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방문 때 입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주최 만찬 때의 꽃무늬 톰 포드 원피스, 올림픽 개막식 때의 검은 물방울 무늬 브랜든 맥스웰 원피스, 도쿄 경기 때의 ‘팀 USA’ 재킷 아래 흰색 마이클 코어스 드레스 등도 전부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착용했던 복장들이다.
이런 ‘재활용’이 ‘무성의’를 의미하진 않는다. 패션잡지 보그에 따르면 질 여사에게 옷을 챙겨 주는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없긴 하다. 바쁜 일정 탓에 옷장에서 아무 옷이나 골라 가방에 집어넣었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최신 패션 트렌드와 동떨어지지 않는 옷들을 입는 데다, 글로벌 무대에 자국 업계를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게으르지도 않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패션 디렉터 바네사 프리드먼은 2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여기엔 의도가 있다는 게 프리드먼의 분석이다. 도쿄올림픽 모토인 ‘친환경’을 구현하려 했다는 것이다. 영화제 레드 카펫이나 시사회, 국빈 행사에 등 새 드레스가 등장하는 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에 부응하려는 불가피한 성격이 크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패션업계의 일회용 문화를 부추겼고, 이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의 과잉을 불러 왔다.
어떤 옷을 다시 입는다는 건 그 옷의 가치를 강조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잘 어울리는 옷이야말로 지속 가능하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자산이다. 프리드먼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올림픽 행사와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질 여사는 자기 모습이 더 눈에 잘 띄리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그가 퍼스트레이디 패션 게임 체인저가 된 데에는 남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기후변화 정책 의제가 십분 반영됐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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