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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드레슬의 손에 감긴 스카프...가슴 찡한 사연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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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황제’ 드레슬의 손에 감긴 스카프...가슴 찡한 사연 담겼다

입력
2021.07.27 17:30
수정
2021.07.27 17:3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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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은사 유품 "늘 함께하는 마음으로"
400m 계주 우승 후에는 동료에게 금메달 양보해 화제
황제의 품격에 "존경받을 행동" 평가

미국 대표팀의 새로운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이 26일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섰다. 그의 오른손에는 은사의 유품인 스카프가 감겨져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미국 대표팀의 새로운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이 26일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섰다. 그의 오른손에는 은사의 유품인 스카프가 감겨져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은퇴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뒤를 잇는 새로운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25·미국)은 시상대에 오를 때 특별한 스카프를 꼭 챙긴다. 26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계주 결승에서 우승한 뒤에도 드레슬은 오른손에 스카프를 감았다.

대체 이 스카프가 뭐길래 드레슬은 늘 들고 다닐까. 드레슬의 스카프는 4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등학교 은사 클래어 맥쿨의 유품으로, 고 맥쿨의 남편이 드레슬에게 건넨 것이다. 드레슬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내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었던 그녀와 관련된 유일한 물건이라 갖고 다닌다”며 특별한 사연이 담긴 스카프를 설명했다.

이 스카프는 드레슬이 은퇴하는 순간까지 함께한다. 그는 “스카프를 묶음으로써 그녀가 나와 함께 시상대에 오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드레슬은 자유형 50m, 100m, 접영 100m에서 추가로 금메달 획득을 노리기 때문에 세 번은 더 은사의 스카프와 함께 시상대에 오를 기회가 남았다.

드레슬은 경기 전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 은사에게 받은 무술 책을 읽기도 한다. 그는 “유명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17세 때부터 읽었다”며 “경기를 앞두고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책은 신체적 힘과 정신력을 키울 수 있는 원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슬은 올림픽에서만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펠프스의 후계자로 꼽힌다. 도쿄올림픽은 펠프스가 은퇴한 후 처음 치르는 대회라 드레슬이 '황제 대관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드레슬은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펠프스와 호흡을 맞추며 자유형 4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혼계영 4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2017년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각각 7관왕, 6관왕에 올라 2회 연속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번 올림픽에는 미국 수영 대표팀 주장으로도 뽑혀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드레슬이 금메달을 동료에게 던져주고 있다. 미국수영연맹 트위터 캡처

드레슬이 금메달을 동료에게 던져주고 있다. 미국수영연맹 트위터 캡처

한편 드레슬은 이날 자유형 400m 계주 우승을 차지한 뒤 관중석에 있는 동료 선수에게 금메달을 던져주는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드레슬에게 금메달을 전달받은 동료는 계주팀 일원인 브룩스 커리다. 커리는 드레슬 대신 예선을 뛰며 결선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드레슬이 커리 대신 출격했다.

드레슬은 “난 가장 쉬운 일을 했다”며 “나보다 커리가 더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수영 황제의 품격에 미국수영연맹은 ‘존경받을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드레슬이 커리에게 던져준 금메달은 다시 돌려받을 전망이다. 수영 계주에서는 출전 경기에 상관없이 대기 선수에게도 메달을 주기 때문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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