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단계 적용해도 확진자 1896명 '역대 최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대까지 차오르며 또 최고치를 찍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 보름이 넘었는데, 4차 대유행이 억제되긴커녕 연일 확진자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2주간 지켜보면서 방역 조치 중 ‘약한 부분’들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약한 부분'이란 결국 거리두기 체계 개편으로 사실상 폐지된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주간 4단계 해도 확진자 안 줄어드는 이유
2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96명이다. 지난 22일 1,842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일주일도 채 안 돼 그 기록을 넘어섰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 17일째에 나온 기록이라 우려가 더욱 크다. 보통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 늦어도 2주일 정도 지나면 일정 정도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었다. 4차 대유행에 맞선 4단계 적용이 보름이나 지났는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그래도 4단계 덕분에 수도권 확진자 발생이 정체 양상으로 바뀌었다'고 했지만, 이날 수도권 확진자만 1,212명에 이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하루하루의 환자 수보다 전체적인 추세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주 수도권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물러섰다.
4단계 효과가 미미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휴가철이라는 시기적 특성과 델타 변이 확산을 꼽았다. 휴대폰 기록을 토대로 지난 한 주간 이동량을 보면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첫 주에 비해 28%가 높다.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는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과거 유행보다 이동량이 많고 지역사회에 전파 가능한 규모가 높은 상태에서 4단계가 시행됐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4단계 적용이 '뒷북'이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사·음주 통한 전파 억제가 중요”
4단계 적용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 해도 방역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예방접종률이 아직 낮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34.9%, 2차(접종 완료)는 13.6%에 그쳤다. 방역당국은 "예방접종률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올 때까지 '확진자 수 억제'가 주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남은 방법은 '4단계+α(알파)’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좀 더 강한 방역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역시 4단계를 포함해 이번 거리두기 개편안 자체가 상당히 완화된 내용이어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영업자 반발 등으로 인해 사실상 폐지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는 유력한 카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관점에선 다중이용시설을 집합금지하고 충분히 보상해주는 게 맞는 방향”이라며 “다중이용시설 영업 허용은 ‘문 열어놓고 모기 잡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히 “낮 시간대에 이동량을 줄이고, 식사와 음주를 통한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 세심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산세가 뚜렷한 비수도권의 경우 검사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비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선별검사소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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