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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킹덤 시즌3, 파멸을 원하는 아신 VS 살리려는 이창 대립 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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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킹덤 시즌3, 파멸을 원하는 아신 VS 살리려는 이창 대립 그릴 것"

입력
2021.07.29 18:00
수정
2021.07.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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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킹덤' 세계관에 피지배계급 이야기 좀더 그리고 싶어"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제공

"처음엔 (조선시대 좀비 이야기는) 절대 만들어지지 못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즌 1,2를 끝내고, 조선에서 북방 세계관으로 가는 중간 단계, 아신전까지 왔네요. 그 다음 북방 이야기도 가능해질 수 있겠단 생각에 설레고 감사합니다." '킹덤' 시리즈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킹덤: 아신전'으로 돌아온 김은희 작가는 29일 화상으로 만나 이렇게 말했다.

죽은 사람을 생사역(좀비)으로 만드는 생사초의 기원을 밝힌 '킹덤: 아신전'은 새로운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1회분의 에피소드다. '킹덤' 시리즈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시즌3의 포문을 여는 역할에 충실하다. 복수의 칼날을 품은 채 죽음과 파멸만을 원하는 아신으로 분한 전지현을 앞세워서다.

대사 없어도... "전지현 벌판 달리는 신에 놀라"

'킹덤: 아신전'을 이끄는 아신은 여진족으로 계급도 최하층인 여성 캐릭터다. 시즌 1, 2의 세자 이창(주지훈)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여성 안티 히어로다. 김 작가는 "시즌 1, 2에는 의녀 서비(배두나)나 영신(김성규)도 있지만 결국엔 최고 계급인 창이나 안현 대감(허준호),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등의 결정이 극을 이끌면서 역병을 막고 백성을 구했다"며 "점점 커져가는 세계관에는 피지배계급의 이야기가 좀더 많이 들어왔으면 했다"고 했다.

이쪽도 저쪽에도 속하지 않고 핍박과 멸시를 받은 북방의 성저야인이 안성맞춤이었다. 김 작가는 "가장 극단의 한이 맺힐 수밖에 없는 피지배계층인 성저야인 중 누군가가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 게다가 밀정도 하고 험한 일까지 한다면 이런 사람이 갖는 한은 훨씬 더 깊이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킹덤: 아신전'에서 전지현은 대사가 거의 없이 표정과 몸으로만 아신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넷플릭스 제공

'킹덤: 아신전'에서 전지현은 대사가 거의 없이 표정과 몸으로만 아신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넷플릭스 제공

대사가 거의 없이 표정과 몸으로 연기하는 전지현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김 작가는 아신을 "북방의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어떤 생각을 하니, 외롭진 않니, 아프진 않니, 누구도 아신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죠. 질문하지 않기에 아신도 얘기하지 않는 거예요. 아신이 유일하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게 아버지를 보내기 전 '아빠, 돌아가요. 우리'라고 하는 장면이에요. 사실 돌아갈 곳도 없는 아이거든요. 그런 외로움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애초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아신 캐릭터를 만든 만큼 그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도 드러냈다. "전지현이 활을 쏘거나 지붕 위를 올라가는 액션 연기도 너무 멋있었어요. 특히 벌판을 달리는 신은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저렇게 달릴 수 있을까. 달리는 것도 칼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장르적 쾌감보단 '한'에 집중

'킹덤: 아신전'은 92분간 아신의 전사(前史)를 다루는 스페셜 에피소드인 만큼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쾌감은 덜한 편이다. "북방의 아신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왜 한을 가지게 됐을지 극한의 감정을 주로 표현하려다 보니 액션보다는 감정의 깊이를 더 고민했어요. 제가 쓴 것 중 가장 어둡고, 날이 선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시즌 1, 2가 각각 배고픔과 혈통(피)을 주제로 했다면 '킹덤: 아신전'은 '한'을 풀어놓는 이야기다. 때문에 "화려한 액션은 자제했다"는 게 '킹덤: 아신전'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의 설명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기획의도가 그렇다보니 아쉽더라도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며 "남편인 장항준 감독도 편집본을 먼저 본 후 '액션이 셀 줄 알았는데 세지 않아서 아쉽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킹덤: 아신전' 촬영 현장에서 전지현(오른쪽)과 김성훈 감독. 넷플릭스 제공

'킹덤: 아신전' 촬영 현장에서 전지현(오른쪽)과 김성훈 감독. 넷플릭스 제공


'시즌3' 아신과 이창이 만난다면

김 작가가 앞서 "'킹덤: 아신전'의 대다수 배역이 시즌3로 연결되는 구상에서 시작된 인물들이 많다"고 밝힌 만큼 아신과 조선을 위협하는 파저위의 수장 아이다간(구교환) 등이 향후 '킹덤' 세계관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생사초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북방으로 향한 창 일행과 아신의 만남은 주목을 끈다. 아신이 창과 대립할지, 종국엔 조력자로 변모하게 될지 추측만 분분하다.

김 작가는 "(역병 앞에서) 아이다간은 파저위를 살리려고 하고, 조선인은 조선인을 살리려고 하는 가운데 아신은 양쪽이 다 죽었으면 할 것"이라며 "창 일행은 모든 사람을 살리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거칠게 얘기하면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가 흐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 대해선 "확정된 게 없다"며 "시즌3 마지막 결말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까진 어느 정도 나온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킹덤: 아신전'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 왼쪽부터 김뢰하, 김시아, 전지현, 박병은, 구교환. 넷플릭스 제공

'킹덤: 아신전'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 왼쪽부터 김뢰하, 김시아, 전지현, 박병은, 구교환. 넷플릭스 제공


'킹덤: 세자전'? 세계관 어디까지 뻗어나가나

지난달에는 '킹덤'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킹덤: 세자전'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즌3를 애타게 기다리는 팬들을 술렁이게 했다. 이에 김 작가는 "작가 입장에선 세자뿐 아니라 조학주, 서비, 영신 등 등장인물의 전사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인물들의 전사를 정리한 건 있지만 제작이라는 게 짧은 글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여러 제반 여건이 갖춰져야 하기에 아직까지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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