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으로 과감한 이미지 변신
지난 27일 경기 연천군 유엔군 화장터를 방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간 착용했던 각진 검은 테 안경을 벗어 던졌고 몸에 꼭 맞는 콤비 정장에 연한 분홍색 셔츠를 받쳐 입는 등 차림새에 상당히 신경 쓴 눈치였다. 최 전 원장은 다소 어색했던지 취재진에게 "어때 보이느냐"고 물었고, "훤해 보인다"는 답변에 안도한 듯 환히 웃었다.
최 전 원장이 과감한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은 '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감사원장 사퇴 이후 정치인의 길을 선택한 그가 딱딱한 법조인 이미지를 벗고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서다. 약점으로 꼽히는 낮은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한다는 속내도 반영돼 있다.
백발 염색하고 퍼머... 옷차림도 젊어져
최 전 원장의 최대 고민은 '노안(老顔)'이라고 한다. 야권 내 경쟁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불과 네 살 많지만, 흰머리 탓에 더 나이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주변의 지적에 당장 머리 모양부터 바꿨다. 백발을 어두운 빛으로 염색했고 퍼머를 했다. 옷차림도 젊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배경에 청바지를 입은 사진을 내건 것이 대표적이다. 안경을 벗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캠프 관계자는 29일 "노쇠해 보이는 복장을 피하도록 딸이 세심하게 조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그가 의외로 '이미지 변화'를 주문하는 주변의 조언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표정과 말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소통이라는 판단에서다. 판사 시절에는 판결 시 최대한 감정을 감춰야 했지만,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한 어조로 전달하고 일반 시민들을 만날 때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다가서고 있다. "온화한 성품을 대중에게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최 전 원장 측은 설명했다.
본격 대선후보 경선을 완주하려면 체력 관리도 필수적이다. 한 측근은 "최 전 원장이 매주 세 번 꼬박꼬박 아내와 탁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탁구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을 개통한 21일에도 능숙하게 탁구를 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최재형 탁구'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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