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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 벽화 설치’ 서점 주인 “논란된 문구 모두 지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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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쥴리 벽화 설치’ 서점 주인 “논란된 문구 모두 지우겠다”

입력
2021.07.29 21:53
수정
2021.07.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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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제작·설치’ 중고서점 대표 인터뷰]
멜버른 벽화거리에 착안해 골목 벽화 설치한 것
정치색 없는 풍자 의도… 예상 못한 파장에 충격
보수·진보 모두 와서 낙서하도록 현수막 걸 계획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골목을 밝고 환하게 하려고 벽화를 (의뢰해서) 그렸어요. 실수라면 실수랄까, 일부 벽화에 '쥴리' 그림을 넣었고 풍자로만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정치 쪽으로 변색을 시키네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중고서점의 외벽에 이른바 '쥴리 벽화'를 설치해 논란의 중심에 선 여모씨는 2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벽화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벽화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김씨에 대한 미확인 의혹을 인용해 '쥴리의 남자들' 명단을 적은 그림은 '음해' '여성혐오'라고 비판받고 있다.

여야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씨는 "그 정도 표현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벽화를 철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가, 이후 본보에 연락해 "내일(30일) 문제가 된 문구는 모두 지우겠다"라고 말했다. 대신 이달 말일에 '통곡의 벽'이라는 제목으로 누구나 와서 자기 의견을 적을 수 있는 현수막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여씨와의 일문일답.

-벽화 조성 계기는.

"호주 멜버른의 벽화 거리에서 착안했다. 하루 1만~2만 명이 찾아와 사진을 찍는 유명 관광지다. 별의별 풍자화도 많다. 그곳에 있는 벽화를 50장쯤 골라서 화가에게 주고 제작을 맡겼다."

-그래피티(페인트를 분사해 낙서처럼 그린 그림)풍이던데.

"내가 직접 장사하는 골목이니까 밝고 환하게 그리려 했다. 관철동 골목이 지저분한 데가 많다. 벽화가 반응이 좋으면 하나의 문화가 될 거란 기대도 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데, 사람들이 벽화라도 보러 찾아오면 좋잖나."

-윤 전 총장 부부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분은 '(김씨는)쥴리가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고, (김씨가)전직 검사와 동거한 사실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마음놓고 (벽화에) '쥴리'를 쓴 거다.(※'쥴리'가 특정인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는 취지)"

-보수 진영이나 윤 전 총장 지지자의 반발이 특히 크다.

"그분들(윤 전 총장 부부) 팬들이 와서는 (벽화를 보면서)'요건 윤석열이고 요건 윤석열 부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주인공은 부정했는데, 왜 팬들이 '그 사람'이라고 얘기하면서 나를 못살게 구나."

-파장을 예상했나.

"나도 쇼크(충격) 먹었다. 일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 나도 맨날 정치인들을 욕할 뿐, 민주당이나 국힘당(국민의힘)도 아니고 열심히 사업하는 사람인데, 이번 일로 찍혀서 세무조사라도 받을까봐 겁난다."

-여당 지지자라는 추측도 많은데.

"문재인정부 별로 안 좋아한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세금 부과하는 정부를 안 좋아한다. 부동산 오르면 세금으로 다 막으려고 하잖나."

-벽화 철거 계획은.

"모레(31일) 더 자극적인 걸 붙일 거다. '통곡의 벽'이다. 현수막 하나 붙여놓고 맘껏 낙서하라고 할 거다. 보수든 진보든 와서 하고 싶은 말 맘껏 쓰라는 거다. 멜버른 벽화 거리에도 그런 게 많다."

하지만 여 대표는 이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 논란이 된 그림 속 문구들을 모두 삭제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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