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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장에 헤드폰? 시상식에선 피아노 연주곡?...도쿄올림픽 이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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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장에 헤드폰? 시상식에선 피아노 연주곡?...도쿄올림픽 이색 장면

입력
2021.07.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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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흥미로운 장면 많아
유도 100kg급 준결승서 조구함에 패한 폰세카
헤드폰 착용하고 입장...음악 들으며 긴장 풀어
러시아, CAS 징계로 국호·국기·국가 사용 금지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준결승을 앞두고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헤드폰을 쓰고 입장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준결승을 앞두고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헤드폰을 쓰고 입장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순간 수영 경기장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보니 유도장이다. 헤드폰을 착용한 선수들은 주로 수영 경기장에서 자주 봐왔다. 우리는 수영 선수들이 긴장을 풀기 위해 음악을 들으며 입장하는 모습에 익숙하다. 이런 수영 선수들의 유행이 유도장에도 번진 모양이다.


유도 선수 폰세카의 헤드폰...세계랭킹 2위의 여유?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준결승을 앞두고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헤드폰을 착용한 채 몸을 풀고 있다. AFP 연합뉴스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준결승을 앞두고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헤드폰을 착용한 채 몸을 풀고 있다. AFP 연합뉴스

헤드폰을 착용하고 유도 경기장에 들어선 선수가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얼굴, 포르투갈의 유도 선수 조르즈 폰세카다.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유도 100kg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조구함와 맞붙은 폰세카는 입장부터 남달랐다. 이 체급 세계랭킹 2위의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는 경기장 안에 들어서기 전 헤드폰을 낀 채 몸을 풀고 있었다.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 걸까. 그의 얼굴에는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음악을 들으며 준결승의 중압감을 떨쳐내려는 듯 보였다.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유도 100kg급 준결승에서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한국의 조구함에게 패한 뒤에도 손을 잡고 승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유도 100kg급 준결승에서 포르투갈의 조르즈 폰세카가 한국의 조구함에게 패한 뒤에도 손을 잡고 승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폰세카는 준결승을 위해 매트 위로 오르기 전 헤드폰을 벗었다. 코치가 들고 있던 소지품 가방을 열어주니 그 속에 쏙! 경기 전 '루틴'인 것 같았다.

그러나 정작 준결승 경기에서 폰세카는 그다지 여유롭지 못했다. 우리의 조구함에게 업어치기 절반으로 내주고 패배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그의 매너는 세계랭킹 2위다운 면모로 한국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조르즈 폰세카가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르즈 폰세카가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그는 조구함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서로 부둥켜안으며 등을 두드려주고, 손을 맞잡고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나눴다. 그래서 국내 누리꾼들은 동메달결정전에 오른 폰세카에게 "'폰형' 꼭 동메달 따세요, 파이팅!" 등 온라인에 응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금메달 따긴 했는데...시상식에서 피아노 곡이?

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25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D)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25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D)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세계적인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가 기권하면서 수혜를 입은 나라가 있다. 러시아 체조 여자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체조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러시아 체조 남자대표팀도 역사를 새로 썼다. 무려 25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양궁처럼 러시아는 남녀 기계체조에서 나란히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시상대 맨 위에 올라 국기를 바라보는 러시아 선수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 건 왜일까. 국호나 국기, 국가(國歌)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올림픽에선 나라 이름부터 바뀌었다. 시상식에선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로 소개됐고, 러시아 국기도 오륜기와 흰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횃불이 그려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깃발이 걸렸다.


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러시아가 금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시상식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운데) 깃발이 올라가고 있다. TASS 연합뉴스

2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러시아가 금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시상식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운데) 깃발이 올라가고 있다. TASS 연합뉴스

러시아 국가 대신 귀에 익숙한 피아노 연주곡이 울러 퍼졌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연주가 시상식이 열린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러시아의 '기구한' 사연은 지난해 말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내린 징계 때문. CAS는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로 인해 2년 동안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내렸다.

그나마 도핑과 무관한 선수들은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징계는 내년 12월 16일까지 유효하다.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2년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러시아 국호와 국기, 국가는 사용 금지된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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