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메달 도전을 8강에서 멈춰선 김학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와의 8강전 완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올림픽 남자축구에 연령 제한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국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이라는 굴욕적인 패배로 이번 대회를 끝낸 그는 “6골 실점이 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3-6으로 완패했다. 일찌감치 선제 골을 내준 뒤 어렵게 쫓아가면 골을 먹고, 어렵게 다시 쫓아가면 너무 쉽게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수비라인은 물론 최종 방어선인 골키퍼까지 민들레 홀씨처럼 훅 불면 날아다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패배에 대한 사과부터 했다. 그는 “늦은 밤까지 잠 못 자고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어떤 부분이 문제라기보다는 감독의 문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비를 철저히 했어야 한다”고 전하면서, “선수들 문제라기보다는 감독이 대응을 잘 못 해서 오늘 같은 결과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패의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비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라, 충분히 맞받아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면서 “선수들과 열심히 준비했지만 우리가 미흡하지 않았나 본다”고 짚었다. 혼란스러운 심경도 전했다. 그는 “6골을 실점한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으로선 제가 다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종 명단 확정을 앞두고 손흥민(29), 김민재(25), 조현우(30) 등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던 3명의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싸움에서 멕시코에 완패 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멕시코의 (와일드카드) 3인방은 좋은 선수”라면서 “우리도 거기에 대응하는 선수들로 맞불을 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와일드카드도 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감독은 “경기가 여러 방향으로 비뚤어져 갔다”고 지적하면서 “사전에 제가 파악했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것은 감독인 제 책임”이라며 “제가 잘못해서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여러 가지로 제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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