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의 유튜브, 틱톡, 트위치 스타 캠페인에 동원
12~39세 코로나 백신 접종률 떨어지자 총력전
팔로워만 1,000만 명이 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 인플루언서 엘리 질러(17)는 지난 6월 미국 백악관을 대행한다는 한 마케팅회사의 이메일을 받았다. 백악관이 지원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평소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상을 주로 올리는 고등학생인 질러는 곧바로 동의했다.
질러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 소장과 온라인 대화를 나눴고 ‘백신이 불임을 유발한다’는 친구들의 궁금증을 허위정보로 확인하기도 했다. 이어 파우치 소장과의 대화 등이 담긴 47초짜리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렸다. 백신 접종도 마친 그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모든 구독자들이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를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 영향력이 큰 SNS 스타까지 백악관이 동원할 정도로 상황이 다급해졌다.
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50명이 넘는 트위치 스트리머, 유튜버, 틱토커스 등을 모았다. 트위치, 유튜브, 틱톡 등의 SNS에서 각각 수백만, 수천만 명의 팬을 갖고 있는 스타들이다. NYT는 “요즘 젊은이들은 주류 연예인보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 제작자의 조언을 더 신뢰할 가능성이 높다”는 2018년 연구 결과도 전했다.
백악관은 또 지난달 15일 18세의 인기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도 초청했다. 로드리고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 영상을 찍었고 기자 회견장에 깜짝 등장해 백신 접종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2,800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유명인사다.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라도 10~30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 같은 노력은 미국 내 젊은층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시작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50세 이상 미국인은 3분의 2 이상이 백신을 맞았지만 18~39세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12~17세의 경우도 58%가 주사를 맞지 않았다.
물론 SNS 인플루언서까지 동원한 노력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온라인 공간에서 백신 불신을 퍼뜨리는 허위정보가 이들의 홍보작업을 능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NYT는 “일부 콘텐츠 제작자들은 인플루언서 캠페인이 산불을 끄려는 스프링클러 정도에 해당한다고 해도 동참해야 한다고 느꼈다”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하루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1,171명에 달했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월 중에는 하루 14만 명에서 최대 3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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