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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발' 우상혁의 높이뛰기에 반했다... "긍정 에너지 닮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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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발' 우상혁의 높이뛰기에 반했다... "긍정 에너지 닮고파"

입력
2021.08.02 17:40
수정
2021.08.0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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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 차지한 우상혁
2.35m 넘어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 경신
누리꾼 "육상 불모지였는데 우리집 잔치 같아"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를 넘어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뒤 태극기를 들고 달리고 있다. 뉴시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를 넘어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뒤 태극기를 들고 달리고 있다. 뉴시스

"가만히 있는 높이에 지기 싫었다."

한국 육상 트랙 및 필드 종목의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둔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에 누리꾼들이 환호하고 있다. 우상혁은 1일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35m의 바를 넘으며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결과도 우수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리꾼들, 특히 청년 세대들은 경기를 즐기는 우상혁의 태도에 박수를 보냈다.

기록 때문에 긴장한 것처럼 보였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우상혁은 웃는 모습으로 결선을 즐기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 바를 넘으면 환호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무관중으로 열린 경기장에서는 관계자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메달이 걸린 경기였지만 우상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1997년 이진택이 세웠던 기존 한국 신기록 2.34m를 가뿐히 뛰어넘으며 우상혁은 한국신기록을 기록했다. 2㎝만 더 높이 넘으면 메달이었지만 마지막 도약에서 몸이 아쉽게 바에 걸렸다. 매트에 드러누워 잠시 아쉬워했지만 우상혁은 곧바로 일어났다.

경기가 끝난 후 옷을 정리한 그는 카메라를 향해 거수 경례를 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의 군인임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 웃으면서 퇴장했다.


"우상혁 덕분에 육상이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란 걸 알아"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 1차 시기를 성공한 후 착지하고 있다. 뉴시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 1차 시기를 성공한 후 착지하고 있다. 뉴시스

누리꾼들은 우상혁 덕에 육상의 재미를 알게 됐다며 환호했다.

한 누리꾼은 경기 영상 댓글에 "인기 종목도 아니고 채널 돌리다 우연히 육상 종목 결선에 한국 선수가 있어 반가움 반 놀라움 반으로 봤는데 호응을 유도하고 (바를) 넘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썼다.

육상 높이뛰기를 단독 생중계한 KBS 1TV는 평균 시청률 1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39m 3차 시기 순간 시청률은 27.1%까지 치솟았다.

누리꾼들은 높이뛰기를 중계하던 KBS 이재후 캐스터의 소감을 인용하며 크게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캐스터는 우상혁의 경기를 보며 "육상 중계를 하면 남의 집 잔치를 중계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우리집 잔치가 됐다. 우상혁 선수 덕분에"라고 평했다.

누리꾼들은 "그동안은 남의 집 잔치 같아서 흥미가 없었는데 우상혁 선수 덕에 육상이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인 것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 선수가 없어도 재미있는 근본 종목인데 우상혁 선수 덕에 더 재미있게 봤다"며 공감했다.

한편 육상 종목이 관심을 받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우상혁 선수 덕에 인기 종목이 바뀌겠다. 보는 내내 즐거웠다", "야구는 채널 세 곳에서 중계하는데 높이뛰기는 오늘 오후 7시 10분 경기인데도 중계를 안 한다", "댓글로라도 중계해야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즐기면서 하는 모습 보기 좋아", "긍정 마인드 배우고 싶어"

1일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35m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후 공동 1위를 한 이탈리아 탐베리와 남자 100미터 결승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35m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후 공동 1위를 한 이탈리아 탐베리와 남자 100미터 결승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우상혁이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을 기록한 것에 대해 인간 승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우상혁 선수가 짝발로 인해 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오른발이 차에 깔리는 큰 사고를 당했던 우상혁은 한동안 오른발의 성장이 멈춰 짝발이 됐고 뛸 때 밸런스가 맞지 않아 균형감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었다.

짝발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덕에 이제는 약점이 없다는 우상혁의 인터뷰에 누리꾼들은 "짝발인데 한국에서는 1등, 올림픽에서는 4등. 인간 승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상혁 선수가 운사모 장학생 출신이라는 점도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운사모'가 운동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며 "대전 지역 교사들이 어렵게 운동하는 학생들을 위해 결성한 후원 단체"라고 소개했다.

우상혁 선수가 운사모의 지원을 통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기사에 누리꾼들은 "(남자 펜싱 국가대표팀 오상욱도 운사모 출신인데) 안목이 있다", "장학생이라니 더 멋있다", "진정한 의미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평했다.


"신체 조건 불리한 동양 선수가 4위라니...사실상 금메달"

1일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35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후 태극기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35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후 태극기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상혁 선수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의 극적인 서사도 화제가 됐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상혁이 대단한 이유는 기준 기록을 못 넘어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뻔 했지만 개막을 3주 남겨두고 기록을 만들어서 나간 것"이라며 "애초에 정상적인 컨디션도 아니었으나 그걸 이겨내고 결선까지 가서 4위를 한 것이라 대단하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1㎝ 기록 높이는데 4년이 걸렸다던데, 하루 만에 4㎝를 올리다니. 정말 멋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우상혁 선수의 기록 자체도 인간 승리라는 누리꾼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천장 높이가 대부분 '2.3m'라며 우상혁 선수가 넘은 2.35m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 강조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개인 신기록 갱신에 이어 한국 신기록 갱신. 지난 올림픽 동메달이 2.33m이니 지난 대회 기준으로 이미 3위 안에 들어간다. 그다지 지원이 없는 육상 불모지에서 겨우겨우 출전한 선수라 더 대단하다"고 평했다.

경기 영상에 누리꾼들은 "올림픽 육상에서 한국인으로서 4위한거는 사실상 금메달이나 다름없다. 신체 조건이 서양 선수들에 비해 확실히 불리한데도 그 배경에는 그걸 넘기 위한 피땀,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 보는 내내 긍정 에너지가 내게 힘을 주었다"며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라며 "경쟁도 좋지만 자기 자신의 한계와 싸우고 즐기고 기뻐하며 좌절하는게 아니라 더 희망을 가지는 모습은 보고 있는 사람에게도 희망을 줬다. 진짜 스포츠다"라고 했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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