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K방역의 장점이 흔들림 없이 작동되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도 완료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27일째 1,000명을 넘었지만,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뜻하는 치명률은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찾아내고, 빠르게 치료하는’ K방역의 우수성은 현장에서 십분 발휘되고 있다”며 “그 토대 위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고 상황을 하루 속히 반전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방역 능력을 신뢰해 달라는 당부 메시지다.
문 대통령이 치명률과 방역 신뢰를 꺼낸 배경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무관하지 않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감염 축소를 제1의 방역 목표로 삼았지만,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당분간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가 어려워졌다. 문 대통령도 “백신이 해결책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에서 앞서가는 나라들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자마자 다시 확산이 증가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통해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결국 단시일 내 확진자를 대폭 줄이기보다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며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백신이 감염을 막아주지 못할지라도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크게 줄여준다는 사실”이라며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고 적절한 방역 조치를 병행해 나가야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백신 접종을 앞당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문 대통령은 “9월까지 3,600만 명(국민 70%)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목표를 당겨 추석 연휴 전까지 달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추석 연휴가 9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래 계획에서 열흘 이상 빨라지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20~40대를 대상으로 내주부터 시행되는 백신 사전예약을 언급하면서 “단기간에 예약을 마치기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10부제 예약으로 불편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50대 백신 사전예약 때에는 접종 사이트가 자주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정부를 믿고 예약과 접종에 적극적으로, 또한 질서 있게 참여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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