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지원센터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응을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하순 한국 외교부에 한국 선수단을 위한 급식센터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한 ‘풍평(風評) 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풍평 피해란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한다.
일본 측은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인근 호텔에 개설한 급식지원센터가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는 안전이 확보돼 있다”면서 오해를 초래하는 행동의 개선을 선수단에 촉구하도록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앞서 자민당의 사토 마사히사 외교부 회장도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격하게 비난한 적 있다. 후쿠시마현이 지역구인 야당(입헌민주당)의 겐바 오이치로 의원도 지난 28일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하기 위해 급식센터를 운영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여기까지 오면 너무 모욕적”이라며 “이번에 (일본 정부가) 관망하면 풍평 피해는 확대된다. IOC에 항의하고 엄중 주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겐바 의원은 심지어 “한국은 감정이 우선한다든가, 과학적·합리적 사고가 서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까지 말해 한국을 일방적으로 매도했다.
하지만 앞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2020 도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았을 당시 “(우리 선수단에)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황 장관은 외신 기자들이 선수단에 도시락을 제공하는 이유를 묻자 “올림픽 때마다 급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며, 원하는 선수만 도시락을 먹는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림픽 선수들에게 한식을 제공하기 위한 급식센터는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운영해 왔다. 이번에는 선수촌 인근 호텔에 별도 급식센터를 마련하고 한국산 식자재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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