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총잡이' 김민정 은메달 따고 귀국
"슛오프 듣고 '시합 재밌게 돌아가네'라며 웃었다"
"파리올림픽 금메달 목표…40세 넘어도 사격 할 것"
2020 도쿄올림픽 여자 25m 권총에서 깜짝 은메달을 딴 김민정이 2일 "올림픽 때 특별한 생각은 들지 않았고 매우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정은 슛오프 접전 끝에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시합이 재밌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다"며 강심장 총잡이의 면모를 드러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김민정은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이란 무게 치고는 되게 괜찮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민정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치열한 승부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정의 주 종목은 10m 권총으로, 25m는 주 종목이 아니다. 그만큼 김민정의 활약은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김민정은 급사 50발로 순위를 정하는 결선에서 바차라시키나와 선두를 번갈아 바꿔가며 숨 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김민정은 41~45발째 단독 선두로 올랐지만, 마지막 46~50발에서 공동 선두를 허용해 바차라시키나와 슛오프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민정은 1점에 그쳤고, 바차라시키나는 4점을 얻었다.
'마인드 컨트롤 어떻게 했나'에 "특별한 생각 안 했다"
피 말리는 승부였지만 김민정의 반응은 의외였다. 안타깝다, 아쉬웠다는 이야기 대신 "시합이 재밌게 흘러간다"며 경기를 즐겼다고 했다.
그는 '슛아웃 전까지 1등이라고 확신했는데 마지막에 조금 실수했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란 질문에 "사실 저는 되게 괜찮게 쐈다고 생각했는데 탄창이 한쪽으로 몰렸더라고요"라며 "그냥 여기로 모였구나 이러고 말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민정은 또 '슛오프에 들어갔을 때 뭐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나. 주문을 외우거나 어떤 특별한 생각을 했느냐'라는 질문에도 "딱히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슛오프를 하게 돼서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슛오프 결정이 났다는 멘트를 듣고 살짝 웃었다"며 "시합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주위에서 '사격 알려 다행이다'란 소리 많이 들어"
김민정은 반전의 은메달에 "주위로부터 '네가 사격을 알려서 다행이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며 "사격 종목을 국민께 알려 드리게 돼 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를 비롯해 사격 선수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이번 올림픽에선 '노 메달'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김민정의 은메달 획득으로 한국 사격팀은 노 메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민정은 사격 선배인 진종오를 넘어 마흔 살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일단 다음 목표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는 "저는 선수로 굉장히 오래 남고 싶다. 총을 쏘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만약 제 몸이 허락한다면 하는 데까지, 마흔 살 넘어서도 쭉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정은 또 "앞으로 목표는 사격장에서 누구든 저를 보면 어려운 경쟁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하게 됐으면 좋겠다. '쟤랑 붙으면 어떻게 이기지'"라며 "다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가져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