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선에서 우승해 여름 고시엔 진출?
학교장 "지역 결승, 선배들의 한을 풀어준 경기"
지역과 동포 사회 지원하고 싶다는 분위기 형성
8월9일 재일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 야구부가 여름 고시엔(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무대에 선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3월 봄 고시엔으로 불리는 93회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에도 출전했다. 봄 고시엔에는 긴키지방(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상위 4개 팀에게 주어지는 티켓을 받아 진출할 수 있었다. 상위 4개 팀 외에도 추천을 통해 2개 팀이 선발되는데, 교토국제고는 실력으로 출전 티켓을 따냈다. 봄 고시엔과 비교해 여름 고시엔은 명실상부한 일본 고교 야구계의 최대 행사로 교토국제고는 지난 29일 지역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당당히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고시엔 대회는 1년에 두 번 열린다. 봄 고시엔 대회는 마이니치 신문사가, 여름 고시엔은 아사히 신문사가 주최한다. 이중 여름 고시엔 대회를 최고로 친다. 봄 고시엔 대회는 80%의 팀을 지역예선으로, 나머지 20%는 추천을 받아서 참가시키지만, 여름 고시엔 대회는 100% 지역 예선을 통과한 팀에게만 허락된다. 각 현에서 단 1장의 티켓이 배분되는데(단, 도쿄와 훗카이도는 2장씩 배분한다), 4,000여개의 고교야구팀 중 단 49개팀만 효고현의 고시엔 구장의 흙을 밟을 수 있다. 고시엔 여름 대회는 일본 공영방송사 NHK에서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전국에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데, 야구팀이 경기에 나갈 때는 학교뿐 아니라 그 지역 소개까지 곁들여서 방송에 내보낸다.
교토국제고는 2019년 고시엔 여름 지역 예선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9회말까지 리츠메이칸 고교에게 리드를 하고 있었다. 실력이나 분위기를 봤을 때 다 잡았다고 여겨졌는데, 경기가 뒤집어지면서 그해 여름 고시엔 출전을 놓쳤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여파로 고시엔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박경수 교토국제고 교장은 "이번 지역 예선 우승은 선수들이 선배들의 한을 풀어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현재 선수단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지역에서 7경기를 펼치는 동안 모든 선수가 한 사람처럼 똘똘 뭉쳤다는 전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지역 예선 결승전에서 벤치의 선수들이 목이 터져라 응원했을 했는데, 우승기 받아드는 과정에서 선수 한명이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해당 선수는 운동장에 대기 중인 응급팀이 조치해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
승리 직후 학교에 한국 영사관 직원이 다녀가기도 했다. 박 교장은 "지역과 동포 사회에서 지원을 하고 싶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다"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선수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다른 팀과 비교해 야구부 역사도 길지 않고, 교내 야구장 사정상 내야 수비 훈련밖에 할 수 없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비용을 지불하고 후시미시에 있는 야구장에서 외야 훈련을 해왔다. 힘든 환경에서 이런 성과를 내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야구장을 건축하려고 학교 측에서 노력하고 있으나 재정적으로 많이 힘겨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시엔 대회에는 ‘괴물투수’라는 별칭을 얻은 마츠자카를 배출한 가나자와현의 요코하마 고교를 비롯해 이치로가 나온 아이치현의 아이코다이메이텐 고교, PL학원의 바턴을 이어받은 영원한 우승 후보 오사카의 토인 고교 등 강팀들이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여름 고시엔이 열리는 2주간은 아마 야구 텔레비전 시청률은 올림픽을 상회할 것이다. 대회는 8월9일(월)에 시작한다.
교토국제학원은 1947년 교토조선중학교로 개교해 1958년 학교법인 교토한국학원 법인 설립을 승인받았다. 고등부는 1963년에 시작했다. 한국 정부의 중학교·고등학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는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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