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유 봉쇄관리 델타 변이에 무너져
①확진 ‘0’ 불패 신화, 무관용 원칙은 허상?
②방역 위에 델타 변이, 제2의 우한 사태
③”공항 어찌 막나”...변이 유입 틈새 여전
④부스터샷 머뭇, 접종률 높이는데 사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선 중국의 해법은 ‘봉쇄 관리’다. 감염자가 나오면 ‘대규모 핵산검사→감염 표적 폐쇄→광범위한 추적’의 단계를 거쳐 확진자를 어떻게든 ‘0’으로 만드는 ‘제로 감염’ 프로세스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델타 변이에 속절없이 뚫리면서 무조건 막고 조이는 중국식 방역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처럼 폐쇄적인 전염병 통제가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적지 않다.
①확진자 ‘0’ 불패 신화의 허상
중국은 코로나 발병 이후 한국, 미국, 러시아 등 각국과의 고위급 외교회담을 지방에서 열 정도로 수도 베이징 철통 방역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지난 1월 이래 반년 만에 ‘0’의 행진이 깨지면서 확진자가 5명(무증상 1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세계 최초로 집단 발병한 우한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우한은 수천 명이 수영장에서 파티하고 대학생 1만여 명이 ‘노 마스크’로 졸업식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중국의 코로나 극복을 과시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미 CNN은 2일(현지시간) “코로나를 틀어막으려는 중국의 ‘무관용’ 원칙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는 “감염을 근절하는 건 불가능하다(장원훙 푸단대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고 현실적 대응을 주문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중국의 심장인 베이징을 전염병에서 완벽하게 지켜야 한다(베이징일보)”며 더 강력한 방역을 촉구하고 있다. 황옌중 미 외교협회 세계보건선임연구원은 “세계 여러 국가들은 사망자가 급증하지 않는 한 코로나와 공존하는 정책을 택했다”며 “중국의 엄격한 방식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고 지적했다.
②뛰는 방역 위에 나는 델타 변이
델타 변이 확산속도가 중국 방역의 높은 담장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난징 루커우 공항발 확진자는 400명을 웃돌았다. 장쑤성 난징에 이어 양저우도 새로운 확산 거점으로 부각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일 “양저우에서 전날 확진자가 40명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22일 후난성 장자제에서 공연을 관람한 관객 2,000여 명이 전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중국 18개 성으로 전염병이 전파됐다. 사실상 전국 동시다발 수준이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권위자 중난산 원사가 “인구 930만 명 난징보다 소도시 관광지 장자제발 코로나 확산이 더 우려된다”고 탄식할 정도다. 지난해 우한 사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아 대도시를 포위해 감염자를 가려내는 물량공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③"공항을 어떻게 막나"…변이 유입 틈새 여전
난징시는 지난달 30일 “이번 델타 변이는 러시아발 항공기에서 유입됐다”며 “기내 청소원이 감염돼 잠복했다가 열흘 만에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과 연결되는 공항 관리만 철저하면 중국의 방역은 다시 완벽해진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관영 신화통신은 “루커우 공항의 경우 하루 오가는 항공편이 600편이 넘고 연간 출입국 인원은 2,000만 명을 웃돈다”며 “변이가 잠복된 열흘간 공항 유동인원은 최소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 사이 얼마나 더 퍼졌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6개월 앞두고 중국의 개방적 이미지를 강조해야 하는 만큼 공항을 무작정 통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글로벌타임스는 “공항과 항만의 검사 빈도를 높이고 해외 유입 업무 관련 인원에 대한 정밀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머뭇대는 부스터샷...접종률 높이는 데 사활
중국 코로나 백신 접종은 16억5,000만 회를 넘어섰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백신은 델타 변이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고 특히 중증의 경우 100% 효과가 있다”고 자신해왔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접종률이 올라도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서구 선진국과 달리 ‘부스터샷(3번째 백신 접종)’에 소극적이다. 오히려 중국 국무원은 “백신 접종을 끝내고 1년 사이에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차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나 부스터샷을 맞아야 효과가 큰데, 자칫 베이징올림픽 직전 대규모 접종 러시가 벌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방역당국은 “12세 이상 청소년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부스터샷이 아닌 접종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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