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TV 시리즈로 만들 만한 넥슨 게임은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입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넥슨이 영화, TV까지 영역을 넓히며 디즈니와 어깨를 겨루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넥슨은 지난달 16일 유명 영화사 디즈니와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출신의 닉 반 다이크씨를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2016년 액티비전 블리자드 시절 게임 '워크래프트'를 영화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으며 게임 '스카이랜더스'를 TV 시리즈로 만들어 에미상 후보에 올리기도 했다. 넥슨의 차기 행보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닉 반 다이크 CSO를 영상 인터뷰로 만났다.
반 다이크 CSO는 15년 전 넥슨을 처음 알았다. 그는 "디즈니에서 일할 때 아시아 확장을 고려하며 넥슨을 알게 됐다"며 “7년 전부터 넥슨과 본격 접촉하며 영상 분야에 자문해주다가 합류했다"고 이직 배경을 밝혔다.
그는 넥슨에서 글로벌 전략 수립, 인수·합병(M&A), 지식재산권(IP) 관리와 외부 제휴 등 대외 전략을 총괄한다. 또 넥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신설한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도 이끈다. 그는 "넥슨이 전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며 "새로운 플랫폼과 성장 분야를 찾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영화나 TV물로 크게 성공한 게임이 없는데,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통해 넥슨 게임을 성공적인 영화나 TV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 다이크 CSO는 영상물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 넥슨 팬으로 흡수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007이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영화가 나오면 게임에 대한 관심을 늘려 게임 인구 확대로 이어진다"며 "좋은 영상물로 팬을 확보하면 다른 게임업체에서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해도 따라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반 다이크 CSO는 영화로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임으로 넥슨의 게임 3대장인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를 꼽았다. 그는 "제목은 미정이지만 넥슨 자회사인 스웨덴의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게임도 영화로 만들 수 있다"며 "다만 어떤 게임을 먼저 영상물로 내놓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카트라이더가 새로운 영화로 탄생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게임을 영화나 TV시리즈로 만들 때 게임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좋지 않다"며 "줄거리가 없는 카트라이더는 일부 캐릭터 이름만 가져오고 나머지 설정을 모두 새롭게 해서 영화나 TV시리즈로 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다이크 CSO는 넥슨의 IP 확대를 위해 M&A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는 "M&A는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디즈니에서 10년간 일하며 대형 M&A를 많이 했는데 넥슨에서도 구체적 회사명을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M&A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K팝, K무비, K드라마처럼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K게임을 만들기 위해 가정용 비디오 게임(콘솔)의 적극 개발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가마다 좋아하는 그림과 플랫폼이 달라서 한국이나 일본 게임이 세계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최근 지역을 넘어 인기를 끄는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콘솔 게임까지 확장하면 넥슨 게임도 충분히 세계적 게임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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