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28득점...터키에 3-2 역전승 거두고 4강행
김연경(33)의 ‘라스트 댄스’가 끝나지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강호 터키를 꺾고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진출하면서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2)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터키전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김연경이 28점, 박정아가 16점을 기록하며 맹활약 했다.
터키는 김연경에 대한 대비를 차고 넘치게 하고 8강전에 나섰다. 페네르바체에서 뛰던 김연경을 라이벌 팀 바키프방크에서 집중 분석하기도 했던 지오반니 귀데티(48·이탈리아)가 이끌었고,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으로 지내온 에다 에르뎀(34)이 맞대결을 펼쳤다. 이 밖의 선수들 면면도 한국보다 우세하단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원 팀’으로 똘똘 뭉친 한국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1세트에서 터키의 매서운 공격에 고전하던 한국은 9-9까지 따라붙었지만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김연경이 6점, 박정아가 4점을 내며 활약했지만, 17-25로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에선 한국이 터키를 압도했다. 초반부터 공격을 몰아친 한국은 3-1에서 김연경은 서브에이스까지 때려 점수차를 4-1까지 벌려놨고, 이후 터키는 양효진의 서브 때 선수들간 호흡이 맞지 않거나, 리시브가 불안해지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강력한 서브로 상대를 흔든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다.
김연경은 9-6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블로킹을 성공했고, 이어 김수지가 서브에이스까지 성공하면서 점수는 11-6 다섯 점 차까지 벌어졌다. 터키 귀데티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해 한국의 상승세를 끊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시 김연경의 시간차 공격을 막지 못한 이후 김희진의 블로킹, 염혜선의 서브에이스, 김연경의 스파이크, 양효진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점수는 16-7까지 벌어졌다.
터키는 한국과 점수를 좁힐 만하면 범실을 범하면서 막판까지 점수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김연경의 공격이 터키의 터치아웃으로 이어지며 24-16 세트스코어를 만든 한국은 상대에 한 점만 내준 뒤 김연경의 스파이크 공격으로 25-17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가 첫 승부처였다. 듀스 접전까지 가는 승부를 결국 한국이 이겨냈다. 3세트 초반도 김연경의 공격력과 상대 범실을 앞세워 초반 5-1까지 앞서갔지만, 터키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이내 추격을 허용했다. 터키가 한때 8-7까지 좁혔지만, 한국은 염혜선의 수비 이후 오른쪽에서 김희진이 오픈 스파이크 공격으로 다시 달아났다.
이후 한국은 김연경을 앞세워 달아나고, 터키는 귀네슈를 앞세워 쫓아갔지만 11-9에서 김희진의 리시브가 상대편 코트 뒤편에 꽂히며 분위기는 다시 한국 쪽으로 넘어오는 듯했다. 15-13까지 앞서던 한국은 터키 메리엠 보즈의 스파이크 득점, 에르뎀의 블로킹으로 3세트 들어 처음 동점(15-15)을 허용했고, 16-16에선 멜리하 이스마일로루(28)에 스파이크 공격을 허용해 16-17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박정아가 동점타에 이은 블로킹 연속 득점으로 다시 앞서갔다. 이 때부턴 한국이 한 점을 달아나면 터키가 끈질기게 쫓아왔고, 22-21에서 한국은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상대 코트에 꽂히며 23-21 두 점 차로 벌리며 3세트를 마무리 할 기회를 잡았다. 23-22로 앞선 상황에선 정지윤의 득점까지 터져주며 세트포인트가 됐지만, 주심의 두 차례 아쉬운 판정 속에 24-24 듀스를 허용했다.
한 점을 먼저 내 준 뒤 다시 동점을 만든 한국은 김희진의 블로킹으로 다시 한 점을 앞서갔다. 26-26 다시 동점을 내준 뒤엔 상대의 터치 넷으로 다시 앞서나간 뒤 박정아가 자신감 있는 스파이크로 마무리, 38분간의 승부에서 28-26으로 귀중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선 초반 주도권을 터키에게 내준 뒤 시종일관 끌려가다 18-25로 내줬다.
마지막 5세트에선 4세트까지 22득점을 올렸던 김연경이 선제 득점을 따내며 앞서간 뒤 상대에 내리 두 점을 내주면서 쫓고 쫓기는 혼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3-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보즈의 스파이크를 박정아가 건드려 터치아웃이 되면서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점수 차가 3-6까지 벌어지자 라바리니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렀고, 이내 박정아의 득점, 김희진의 블로킹으로 5-6까지 쫓아갔고, 한국이 8-7로 역전한 뒤 우세를 이어가다 12-10까지 점수를 벌렸다. 이후 상대의 공격이 벗어나며 13-10으로 승리와 가까워 진 한국 게임스코어에서 14-1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이 강력한 스파이크로 마무리하면서 15-13으로 따냈다. 9년 만의 여자배구 올림픽 4강 신화가 확정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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