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방안은 '권장' ... "현실적 한계 있을 듯" 우려
보통 오후 5시면 끝나는 초등돌봄교실(돌봄교실) 운영이 오후 7시까지 연장된다. 교육부는 올 하반기 돌봄교실 운영시간에 대한 수요조사를 한 뒤 이르면 내년 1학기 때부터 이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맞벌이 학부모 등은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돌봄교실 운영주체가 시도교육청이라 이번 방안은 정부의 권고에 그친다. 각 지역별 구체적 도입 시기, 방법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돌봄교실 운영 '2시간 연장'
교육부는 4일 이런 내용의 ‘초등돌봄교실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학부모 요구에 맞춰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시간 늘린다. 돌봄교실 중 88.9%가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 지난해 11월 초등학생, 예비 취학아동 보호자 등 100만 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돌봄서비스 필요 시간이 오후 1시~5시(66.3%), 오후 5시~7시(17.6%)라는 응답이 나왔다.
돌봄교실 운영 주체는 기존처럼 학교다. 돌봄전담사를 교무행정지원팀에 배속시킨 뒤 전담사가 돌봄 관련 행정 업무를 맡는다. 이로 인해 돌봄전담사들의 전일제 근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돌봄전담사 가운데 전일제 근무자 비율은 16%에 그친다.
또 내년부터는 거점형 돌봄운용 모델도 도입한다. 인근 초등학교들을 한데 묶어 ‘돌봄지구’로 지정한 뒤 거점학교나 외부 돌봄기관이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학생과 학부모 수요를 조사한 뒤 방과후학교, 코로나19 학습결손 보충프로그램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코로나19로 등교가 중지되면 긴급돌봄을 실시하되, 수용인원을 교실당 10명 내외로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돌봄 학생 수가 26만5,0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만5,000명 가량 줄어든 이유다. 5월 교육부가 발간한 ‘코로나 대응 백서’에서 일반 학급이 돌봄을 겸하는 형태를 최소화하고, 돌봄 전용 교실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올해와 내년 각 각 210억원을 들여 매년 돌봄교실 700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권장안’… 효과 있을까
문제는 실효성이다. 돌봄전담사 고용 주체는 각 시도교육청이고, 돌봄교실 운영 예산 또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나온다. 그래서 이번 안도 '교육부의 권장안'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따르지 않으면 그만일 수도 있다. 또 지역 사정이 열악한 곳은 이를 시행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다.
돌봄전담사들의 노조인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바로 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제시한 건 방향성 수준에 그친다"며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별로 편법과 왜곡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방과후학교와 연계한 돌봄교실 운영에는 초단시간 봉사인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학부모들 역시 아직은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반응이다.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운영시간 자체는 현실화됐지만 권장안이다 보니 현실적 한계가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교원단체의 반발도 있다. 돌봄교실 운영 주체를 ‘학교’로 명시했기에 결국 돌봄 업무가 교사들에게 전가되리라는 반발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돌봄업무를 학교에 떠넘긴 방안"이라며 “학교 현장의 관점에서 보자면 돌봄전담사가 관련 업무를 전담한다는 게 실질적으로 이뤄지리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온종일돌봄지원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만큼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나올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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