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개최한 2020 도쿄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국 206개국 중 북한이 불참했고 난민 올림픽 선수단이 참가해 총 206개 팀이 아름다운 승부를 펼치게 됐다. 참가국 중에는 미국이나 중국, 프랑스처럼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나미비아 같은 다소 낯선 이름도 눈에 띈다.
우리가 나라 이름을 부르는 방식에는 몇 가지 유형이 섞여 있다. 그 나라에서 쓰는 이름대로 지명이 정해진 경우도 있고 외부에서 부르는 이름을 따라 공식 지명을 삼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 우리가 우리나라를 부르는 내부 지명이고 ‘코리아’는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부르는 외부 지명이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쓰는 내부 지명은 외스터라이히이고 ‘오스트리아’는 영어식 외부 지명인데 우리는 영어식 이름을 쓴다. 그리스(헬라스), 스페인(에스파냐), 핀란드(수오미) 등은 모두 영어식 외부 지명을 따라 정해진 이름이다.
외국 지명의 유입 경로와 표기 방식에 따라서도 이름이 달라진다. 19세기 말 외국 지명이 주로 중국이나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한자를 빌려 음을 표기하는 음역 방식으로 외국 지명을 표기했다. 프랑스는 佛蘭西(일본식)나 法蘭西(중국식)로 표기했는데 우리는 이를 수용해 불란서라는 이름을 오랫동안 써 왔다. 현재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독일, 미국, 영국, 호주, 태국 등이 모두 한자로 음역된 지명이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학문 수용의 주요 경로가 중국이나 일본에서 서양으로부터의 직접 수용으로 바뀌면서 각 나라의 이름을 부르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외국 지명을 보면 우리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어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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