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연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세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탓이다. 수도 카불 중심가에선 정부 고위 관료가 이들에게 피살됐다. 아프간 남부 지역 핵심 주도(州都)는 서방의 철군 이후 처음으로 탈레반에 점령됐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다와 칸 미나팔 아프간 정부 미디어ㆍ정보센터(GMIC)장이 수도 카불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탈레반 조직원에 의해 살해됐다. 미르왈스 스타니크자이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불행하게도 야만적인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한번 비겁한 행동을 했다”며 “애국적인 아프간인이 순교했다”고 전했다.
탈레반 역시 이번 공격의 배후임을 숨기지 않았다. 탈레반 측 대변인은 “소행이 괘씸해서 우리 전사들이 처단했다”고 공공연하게 암살 자행을 언급했다. 다만 ‘괘씸한 소행’을 비롯, 구체적인 공격 상황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테러는 지난 4일 탈레반이 정부 고위 관료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더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후 나왔다. 이들은 지난 3일 카불에서 발생한 아프간 국방장관 공관 겨냥 자폭 공격 발생 후 배후를 자처하기도 했다. 당시 공격에서는 테러범 4명 등 8명 이상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쳤다.
4월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선언한 이후 탈레반이 아프간 내에서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하면서 현지 치안 상황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현재 아프간 전체 400여개 행정지역 중 절반 이상을 이 조직이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 동안은 농촌과 소도시를 중심으로 세력을 뻗쳐왔지만, 이날 남서부 님루즈주(州)의 주도 자란즈마저 장악했다. 아프간의 34개 주도 가운데 미군과 나토군 철수 이후 무장세력에 의해 점령된 첫 번째 지방 도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 지역의 몰락은 탈레반의 군사적 공세가 상당히 확대됐음을 보여준다”며 “이전까진 시골 지역에 국한됐지만 이젠 큰 도시까지도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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