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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냄새네요” 한국형 후각 검사 개발

입력
2021.08.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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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검사 키트. 세브란스병원 제공

후각 검사 키트. 세브란스병원 제공

숯불고기ㆍ누룽지ㆍ홍삼 등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후각을 맡고 평가할 수 있는 검사가 개발됐다.

김창훈ㆍ조형주ㆍ윤주헌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하종균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후각원을 도입한 한국형 후각 검사법 YOF(YSK olfactory function) 테스트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CEO(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실렸다.

후각은 냄새를 맡는 감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우울증ㆍ파킨슨병ㆍ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등의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역할도 담당한다.

후각은 일반적으로 정신물리학적 후각 검사법을 이용해 얼마나 희미한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지(역치), 서로 다른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지(식별), 어떤 냄새인지(인지) 세 가지 측면을 분석한다.

후각을 평가할 때는 검사자가 냄새를 맡아 봤는지 경험 여부가 중요해 문화적 측면을 고려한 향료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후각 검사는 유럽의 후각 테스트를 한국인에 친숙한 냄새로 변경한 ‘KVSS-II’를 주로 사용했지만, 20년이 넘게 사용되면서 세대에 따른 문화적 경험이 달라져 향료 친화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연구팀은 문화적 친숙도와 케톤(ketone)이나 산(acid) 등 주요 화학적 작용기를 고려해 12개의 향으로 구성한 YOF 테스트를 개발했다.

이 방법은 복숭아ㆍ스피아민트ㆍ초콜릿ㆍ나프탈렌 등 여러 문화권에서 맡을 수 있는 보편적인 8개 향료와 한국인에게 문화적으로 친숙한 숯불고기와 누룽지, 홍삼, 한약의 4개 향료로 구성했다.

YOF 테스트는 KVSS-II 검사와 동등한 검사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인지 검사의 경우 YOF 테스트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

KVSS-II 검사에서 일부 향에 대한 식별 비율은 70% 미만이었지만, YOF 테스트는 정상 후각군에서 평균적으로 각 문항이 90% 이상의 정답률을 보였다.

김창훈 교수는 “YOF 테스트의 경우 특정 작용기에만 반응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후각 저하 양상의 세밀한 분류가 가능하다”며 “후각 저하 원인과 연관 짓는 연구에 이용할 수 있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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