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만 해상에서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
이란산 드론 사용, 이란에서의 공격 거리와도 일치
미군 "이란, 국제 수역에서 공격 감행할 능력 충분"
이란 새 정권과 미국 등 서방국가 간 갈등 고조
미국이 지난달 말 발생한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 사건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발표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도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이란 강경파 정권 출범 하루만으로 이란과 서방 국가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29일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에서 회수한 드론 파편을 조사한 결과 이란이 공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란이 개발한 단방향 표적 드론인 ‘가미카제’ 드론이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영국 대사도 이번 공격에 이란에서 생산된 무인비행장치(UAV) ‘샤히드 136’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는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사망했다.
미군 관계자는 “국제 수역에서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 국가와 테러단체 등은 많지 않다”며 “이란이 계획적으로 대상을 겨냥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가장 농후하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란 해안에서 공격 장소까지의 거리가 이란의 드론 공격 가능 범위 내에 있다”는 점도 이란이 강력한 배후임을 뒷받침한다.
이란이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에 개입했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G7 외교장관들은 즉각 “지금까지 나온 모든 증거들이 분명히 이란을 지목한다. 이 공격에 정당성은 없다”며 이란을 강력 규탄했다. 또 “이란의 행위와 무장세력 지지 등은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며 “이란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측은 강력 반발했다. 자흐라 에르샤디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유조선 공격에 대해 이란은 어떤 책임도 없다”며 “이스라엘이 역내 위험한 모험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6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 제재 여부를 논의했으며, 9일 해양안보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공격을 빌미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보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ㆍJCPOA) 복원 협상에서 이란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5일 대미 강경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란은 조속히 핵 합의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미 CNN방송은 “이란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핵 합의 복원 협상 성사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며 “연말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협상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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