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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 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2021년은 민간 우주 관광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달에는 버진 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 의장이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올해 9월에는 스페이스 엑스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민간인 4명을 태우고 사흘간 지구 저궤도를 공전하는 우주 비행에 도전한다.
이번이 민간인 최초의 우주 비행은 아니지만, 일반인에게 기회가 제공되는 본격적인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현재까지는 억만장자들의 유희처럼 보이지만,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 예약자가 벌써 600명이 넘었으니 확실히 대규모의 민간인 우주 관광이 가능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브랜슨은 고도 86㎞까지 올라갔고, 베이조스는 106㎞까지 올라간 까닭에 우주여행의 기준에 대해서도 논란이 좀 있었다. 우주와 대기의 경계는 100㎞ 상공의 카르만 라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100㎞를 우주의 기준으로 인정해 왔지만, 나사는 80㎞ 이상 올라가면 우주비행사의 호칭을 주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우주여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도 80~100㎞에서 지구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 고도가 낮아서 칼 세이건이 말했던 창백한 푸른 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구의 곡면과 푸른 지표면이 일부 보일 정도이니,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낭만은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사실 우주여행의 포인트를 무중력 체험으로 본다면 이번 여행은 그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무중력 체험의 시간이 3~4분 정도로 매우 짧았지만 말이다.
브랜슨은 비행기로 수평으로 이륙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이륙에서 착륙까지 70~90분이 걸리는 데 반해, 로켓을 이용한 베이조스의 비행시간은 총 10분 남짓이었다. 버진 갤럭틱은 우주 관광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블루 오리진은 달 탐사를 위한 로켓 개발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두 회사의 우주 비행 형태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현재 나사의 새로운 달착륙선 프로젝트 계약을 놓고 경쟁 중이다. 베이조스는 달에, 머스크는 화성에 각자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으니 두 사람은 유인우주탐사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스페이스 엑스는 9월에 민간인을 태워 540㎞ 상공에 머물다 귀환할 예정이고, 내년 1월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 관광객을 보낼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과 스페이스 엑스의 우주여행은 수준 차이가 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나라는 언제쯤 우주여행이 가능해질까. 우리나라는 올해 10월에 누리호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발사체 개발의 족쇄였던 한미 미사일지침도 올해 드디어 종료되었다. 우리나라가 위성을 우주로 보낼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다면, 우주여행도 그렇게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2017년에 나사에서 주관하는 우주건설기술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우주에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 현지의 재료를 활용해 우주 콘크리트를 제작하고 3D 프린팅으로 건축물을 짓는 첨단기술을 겨루는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우리의 건설 기술력으로 우주공항이나 우주호텔, 공항과 호텔을 잇는 우주 도로를 짓는 등, 우주건설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우주여행이 실제로 가능해지려면, 보다 현실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우주선이 낙하할 넓은 부지도 필요하고, 관련 규제를 축소하고, 자발적인 민간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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