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미만 확진', 지난달 말 전월 대비 5배 증가?
미국교사연합 "교직원 백신 접종 의무화" 지지
'마스크 반대' 플로리다 주지사에 학부모들 소송
미국 교육 현장이 9월 개학을 앞두고 초비상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아동ㆍ청소년 수가 급증한 탓이다. 교직원 노조인 미국교사연합(AFT)도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백신 접종 의무화 지지를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신규 확진자 폭증 추세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18세 미만의 감염 사례’의 급증이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지난달 22~29일 아동ㆍ청소년 신규 확진자 수가 7만1,726명으로, 전주(8~15일ㆍ3만9,000명) 대비 8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말 기준 아동ㆍ청소년 누적 확진자 수는 약 420만 명이었으며, 이는 전체 확진자의 14.3%에 해당한다.
이본 말도나도 AAP 감염병위원회 위원장은 “델타 변이 확산세 속에 백신을 안 맞은 이들의 급증하는 중”이라며 “12세 미만 아이들은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없으므로, 아이들을 지키려면 성인들의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선 12세 이상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ㆍ청소년의 감염 시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 원장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이들 중 11~15%가 학업 수행 능력 등에 장기적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성장 상태에 있는 청소년은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교직원 백신 접종과 교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랜디 와인가르텐 AFT 회장은 이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백신을 못 맞는다는 사실이 굉장히 큰 부담”이라며 “아이들 감염을 막기 위해 교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AP도 최근 ‘대면 수업을 지지하지만,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학교에선 마스크를 쓰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실제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뉴저지 오리건 워싱턴 등 몇몇 주(州)는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교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최근 백신 접종을 촉구하면서 “현재 소아 병원이 코로나19 감염자로 꽉 찼다. 백신을 맞은 이들의 보호막으로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에 반대하는 지역에선 학부모들의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플로리다주 일부 학부모들은 론 드샌티스 주지사를 상대로 “주정부의 마스크 착용 요구 금지 조치 탓에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면서 소송을 냈다. 공화당 소속인 드샌티스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에 반기를 들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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