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교사 이외 교내 방역 인력 늘려야" 호소
9일 교육부가 내놓은 초·중·고등학교의 '2학기 학사운영 계획'은 한마디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지만 더이상 학습 결손 문제를 방치하기는 어렵다"로 요약된다. 원래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토록 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일부 학년을 포함, 최대 3분의 2까지 등교를 허용하고, 3단계부터는 사실상 초·중·고 전면등교를 허용하는 등 등교수업 인원을 최대한 늘리는데 방점을 찍어서다.
여기다 "등교학생만 늘려놓으면 방역지침을 지켜가며 급식을 하는 데만도 3시간 이상 걸린다"는 등 학교 현장의 불만을 감안, 교내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한마디로 더는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결의다. 8월 말~9월 초쯤 교사, 교직원 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대부분 완료되고,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교내 감염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결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교육부 방침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크다. 등교 학생 수가 늘어날수록 방역지침 준수 문제가 더 중요해지는데, 학교 현장에서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교내 방역 인력 부족에 대한 걱정이 크다.
전면 등교 확대 이유는 "학력 격차 심각"
코로나19 4차 대유행, 델타 변이 확산이란 악조건 속에서도 교육부가 등교 확대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학습 결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의 질이 높아진다 해도 학습 지도나 관계 형성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소년 온라인 정신상담 건수는 증가했고, 또 지난 6월 발표된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교 생활 행복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등교 확대 방침을 두고 각계 의견을 모두 충실히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원단체는 교육적·사회적 관점에서 나아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등교 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시도교육청과 학부모 단체 역시 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지역과 학교 여건에 따라 유연한 수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육전문가 "학습 결손 실질적 대책도 함께 내놔야"
교육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장에서는 아이들 학력 수준이 떨어지고 격차가 벌어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학원만 문 열고, 공교육인 학교는 문을 닫아둔다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습 결손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초·중·고생 530만 명 가운데 200만여 명에게 1년 반 동안 보충수업을 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홍 위원은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학력 격차가 확연한데, 정부는 기간제교사나 외부 임시인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접근법에만 그치고 있다"며 "좀 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 "방역에 필요한 인력 지원 등 필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등교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방역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현실적으로 각종 교내 방역조치들은 교사 책임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업무 과중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교사가 방역 행정 부담을 덜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이 방역 전담 조직과 인력을 학교에 지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와 방역 전문가 외에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방역에 임할 수 있도록 '참여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지금처럼 교육당국이 주도적으로 지시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감염병을 정확히 이해하고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이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도록 바이러스를 교육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보건교육 전담 인력을 확충해 이같은 교육 공백도 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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