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11일 “최근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사전연습 개시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연이어 경고성 담화를 내고 남북 군통신선을 일방적으로 끊은 상황에서 나온 다소 엉뚱한 발언이다.
싱 대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수교 29주년 기념 양국 전문가 포럼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10일 김여정 부부장이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한 데 이어 11일 김영철 부장이 “남조선이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경고한 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발언이었다.
싱 대사는 이어 “한국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실현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쌍궤병행(雙軌竝行) 구상과 ‘단계적·동시적 접근’ 원칙에 따라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쌍궤병행’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훈련을 함께 중단하자는 ‘쌍중단’(雙中斷)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이다.
싱 대사는 포럼 직후 ‘북한이 한미훈련에 반발하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서로 같은 민족인데 서로 좋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남북관계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현 정세하에서 한미훈련은 건설적이지 않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복원을 희망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면 안 된다”며 북한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상황에서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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