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평등 정치' 연구보고서 공개
"나는 페미니스트" 여성 36%-남성 13%
20대 여성과 남성은 여성할당제와 성폭력처벌법 강화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 '성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 방안 연구'를 11일 발표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인권위 의뢰를 받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43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연구소는 주요 정책에 대한 선호 여부를 물은 뒤 성별 간 선호도 차이인 '젠더갭'을 산출했다.
20대에 국한해서 연구 결과를 보면 가장 젠더갭이 큰 질문은 '국회의원 여성할당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였다. 남성은 29%가 찬성한 반면 여성은 65%가 찬성해 젠더갭이 35%에 달했다. 현행 21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지난해 기준 19%다.
다음으로 의견차가 큰 사안은 '성폭력 처벌 강화'였다. '불법촬영물 시청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여성 83%가 찬성한 반면 남성은 55% 찬성에 그쳐 젠더갭이 28%였다. 스토킹방지법(데이트폭력방지법) 제정 찬성의 젠더갭은 24%(여성 88%, 남성 64%)였다.
젠더 갈등의 단골 이슈인 여성 의무징병제에 대해선 남성 64%, 여성 45%가 찬성해 젠더갭이 19%였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남성 55%, 여성 71%가 찬성해 젠더갭이 16%였다. 남성 육아휴직 확대는 남성 76%, 여성 85% 찬성으로 상대적으로 젠더갭이 크지 않았다.
자신이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20대 여성 비율은 36%으로, 여성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 남성은 그 비율이 13%로, 남성 연령대별 비율 중 가장 낮았다. 이 또한 20대가 성별에 따라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견해차가 큰 이유로 분석된다.
연구소는 "20대 안에서 '성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젠더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성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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