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부터 식품에 표시되는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꾼다고 한다. 유통기한은 유통업자가 해당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최대 기한으로, 그 날짜를 지난 제품을 판매하면 불법이 된다. 그런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라고 모두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식품회사가 가혹한 조건에서 안정된 품질을 유지하는 기한을 측정한 후 그 기간의 60~70% 선에서 유통기한을 정하기 때문이다.
두부는 유통기한이 14일이지만 보관만 잘하면 100일이 지나도 문제없고, 유통기한이 3일인 식빵도 20일이 지나도 문제가 없다. 대부분 식품이 유통기한보다 훨씬 긴 시간 보관하고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데, 유통기한에 임박하면 마트에서는 반품이나 폐기 대상이 되고, 푸드뱅크나 복지시설에서도 잘 받지 않는다고 한다.
유통기한을 최대 소비기한으로 오해해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버려지는 식품이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보다는 제조환경이나 유통환경 그리고 가정에서 보관하는 환경도 개선돼 유통기간보다 오랫동안 먹어도 문제가 없는데, 소비자는 자신의 감각기관을 믿지 않고, 날짜만 지나면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식품에서 유통기간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보관온도인데, 같은 음식을 상온, 일반 냉장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했을 때 많은 차이가 나는 것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유통기한’보다 소비자가 그 식품을 언제까지 먹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소비기한’을 표시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유통기한보다 얼마나 더 오래 먹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정해줄 방법이 없다. 식품회사가 언론이나 소비자단체가 두려워 소비기한을 지금의 유통기한 수준으로 짧게 잡으면 식품의 낭비를 줄이는 효과는 전혀 없을 것이고, 이상적인 보관조건을 기준으로 소비기한을 길게 잡으면 수많은 클레임에 직면할 것이다.
2년 뒤부터는 소비기한으로 변경되는데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져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식품이 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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