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회복한 '8만전자' 7일 만에? 붕괴
외국인 1조원 순매도… 올해 두 번째 규모
"4분기 디램 가격 최대 5% 하락" 전망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또다시 7만 원대로 떨어졌다. 8만 원 선을 회복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이다. 이달 초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에 힘입어 '8만전자'를 회복했던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호재에도 불구, 향후 반도체 업황 우려에 발목을 잡히며 600만 명에 달하는 동학개미 주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외국인 1조 원 넘게 순매도… 개미들 "또칠만" 하소연
11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12%(1,700원) 빠진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위태롭게 지켜냈던 8만 원 선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깨져 끝내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지난 3일 12거래일 만에 회복한 8만 원 선도 7거래일 만에 깨졌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들었다 놨다 하는 세력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1조4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5월 12일(1조1,380억 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큰 순매도 규모를 보였다.
지난 5월부터 '8만 원’ 선이 수차례 무너지면서 600만 명에 육박하는 개미 주주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평균 약 8만3,435원에 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27조 원이 넘는다. 이날 종가와 비교하면 투자자들은 평균 6% 가량 손해를 본 것이다. 이에 투자자 온라인 커뮤티니에선 '또칠만(삼성전자 주가가 또 7만 원대로 내려왔다는 뜻)'이란 말까지 오갈 정도로 마이너스 수익률 하소연이 넘쳐나고 있다.
이재용 석방에도… 업황 불확실에 발목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도 삼성전자 주가에 힘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가석방 결정 직후 증권사들은 “그룹 전반적으로 총수 공백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와 M&A(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의 의사 결정 지연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고 전망했지만 이후에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주가 약세의 보다 근본적 원인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컴퓨터 디램(DRAM)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5.36%),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3.64%) 등이 포함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0% 떨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 주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갤럭시 폴드3 등의 출시로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계기가 유입될 수 있다”며 “현재 가격대에서 추격 매도를 하거나 손절하기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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