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7개 군(농어촌) 그룹 평가 분석
기업 유치 진천, 세수7% 인재육성에 투입
전북 완주군 도서관 1인당 장서량 5권
백신 접종률 60% 전남 화순, 보건 최고 점수
강원 양구군 문화, 부산기장군 안전 돋보여
8월 현재 충북 진천군 인구는 84개월 연속 증가했다. 진천 인구가 2014년 8월 이후 쉬지 않고 늘고 있다는 뜻이다. 한때 4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인구는 어느새 9만 명을 훌쩍 넘겨 10만 명을 내다보고 있다. 전국 농어촌 군 대부분이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을 걱정하고 있지만, 진천군은 반대로 시 승격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이 같은 ‘인구 역주행’은 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진천군의 설명이다. 진천에는 최근 6년간 매년 1조 원 이상의 투자 유치가 이어졌다. CJ제일제당, 현대모비스, 한화솔루션, SKC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진천에 둥지를 틀었다. 대규모 투자 유치는 곧 지역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다. 2015~2020년 신규 취업자가 1만2,4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진천의 지난해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9,138만 원으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진천군 세수 7%는 인재 육성에 투입
진천군은 교육과 문화예술, 환경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로 정주 여건을 키우고 있다. 군세 수입의 7%를 스마트교실 등 인재육성 예산으로 지원하고, 공연장과 종합스포츠 타운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시설도 두루 갖췄다. 전체 예산의 22.3%를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쏟아 붓고 있는 점도 자랑거리다.
투자와 고용이 늘고 환경이 좋아지면서 주거 공간은 저절로 커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아파트 1만여 가구가 건설돼 신도시를 이뤘고, 현재 12곳에서 9,000여 가구의 공동주택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마중물로, 지역 전 분야가 고르게 발전하는 구조가 안착하면서 인구가 늘고 활력이 넘치는 고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진천의 이런 발전상은 한국일보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군(농어촌) 그룹 평가에서도 여실히 묻어났다. 진천군의 총점은 98.02점(행정서비스 54.35점, 재정역량 39.24점 등)이다. 이는 광역자치단체 평균보다 4.51점이나 높은 점수로, 지역경제, 복지, 재정 등 많은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이경기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진천군의 지역발전 선순환 모델은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자체와 지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농촌유학' 완주 교육 1위, '백신접종 1등' 화순 보건 1위
교육 부문만 놓고 보면 전북 완주군이 가장 눈길을 끈다. 완주군이 전국 공공기관 최초로 주도한 농촌유학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대안교육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마련한 164개 강좌에 2,073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의 생애 주기와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을 내놓은 결과다.
완주군은 교육 인프라도 가장 앞선다. 군립 5곳을 비롯한 18개 공공도서관의 장서량은 45만7,000권이다. 주민 1인당 장서량이 5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백화점을 보유한 셈이다.
전남 화순군은 보건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인구 6만2,500명인 화순군에선 17일 현재 60%가 넘는 3만7,700여 명이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전남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 1만 명을 돌파한 것도 화순군이었다. 긴밀한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직접 주민을 찾아 사전 동의를 받는 노력이 주효했다는 게 화순군의 얘기다.
'문화관광' 양구, '주민안전' 기장
최북단 접경지에 자리한 강원 양구군은 문화관광 부문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구군은 지난 5월 박수근미술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가족이 기증한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열었다. ‘아기 업은 소녀’ ‘한가한 오후’ 등 박수근(1914~1965) 화백의 고향으로 돌아온 명작을 만나려고 평소 10배가 넘는 애호가들이 양구를 찾았다.
안전 부문에선 부산 기장군의 군민안전보험이 가장 돋보였다. 기장군은 2019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작년부터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군민안전보험제도를 시행 중이다. 군민이면 누구나 자동 가입되는 이 보험은 각종 사고와 자연재해, 감염병에 따른 장해 시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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