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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왜곡에 인종차별까지... 막장으로 치닫는 중국 '전랑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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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왜곡에 인종차별까지... 막장으로 치닫는 중국 '전랑외교'

입력
2021.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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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재 대사들, 마약사범 옹호 위해 모여"
중국계 미국인 가리키며 "저 꼬마 황인종 친구"
"이게 중국 정부 공식 입장인가" 비판 폭주

중국 주재 외교관들의 집회를 모욕한 앤티가바부다 주재 중국 대사관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중국 주재 외교관들의 집회를 모욕한 앤티가바부다 주재 중국 대사관의 트위터 계정. 트위터 캡처

카리브해 섬 국가 앤티가바부다에 주재하는 중국 대사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이 13일 중국에 구속된 캐나다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의 구명을 위해 모인 외교관들을 조롱하는 트윗을 올려 비판받고 있다.

이 트위터 계정은 11일 중국 법원이 스페이버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징역 11년을 선고한 날 캐나다 대사관 앞에 중국 주재 외교관들이 모인 사진을 올리면서 "중국의 서구 외교관들이 캐나다 마약 사범을 옹호하는 매우 천박한 정치쇼"라고 비하했다. 또 단상에 오르지 않은 오른쪽 끝의 한 외교관을 가리켜 "저 작은 황인종 친구는 일본인이라 단상에 오를 자격이 없었나 보다"라고 조롱했다.

이 사진은 중국 주재 외교관들이 마이클 스페이버를 지지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로 모여서 촬영한 사진인데, 이 대사관 측은 이를 10일 필로폰 밀수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다른 캐나다인 로버트 셸런버그를 지지한 것처럼 묘사했다. 또 대사관 측이 "작은 황인종"이라고 조롱한 인물은 중국계 미국인이었고, 일본 대사는 단상 위에 있었다.

대사관 측은 뒤늦게 트윗을 삭제했지만 이미 트윗 내용은 SNS를 통해 널리 퍼진 뒤였다. "이게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냐" "미국이나 영국 대사관에서 이런 인종주의적 입장을 냈다고 생각해 보라" 등의 비판이 뒤따랐다.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11년형을 판결받은 캐나다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11년형을 판결받은 캐나다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해당 트윗을 인용하면서 "이게 캐나다인 인질 마이클 스페이버에게 11년형을 선고한 것에 항의하려는 집단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역겨운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2018년 캐나다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한 후 마이클 스페이버와 다른 캐나다인인 전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을 체포해 구금해 왔다. 서구에선 이들을 체포한 것이 멍 부회장을 체포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 주재 현직 중국 외교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그림. 트위터 캡처

파키스탄 주재 현직 중국 외교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그림. 트위터 캡처

중국 외교관이 트위터 등 SNS에서 과격한 언동으로 구설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공식 입장과는 별개로 적대적 태도를 취하는 외국 측에 노골적으로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전랑(戰狼·늑대 전사)'의 태도를 보여 왔다. 과거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 문화담당 장허칭은 트위터에 "우리가 적을 대하는 방식"이라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린 그림을 올려 비판받았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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