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주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광복절 연휴를 맞아 여행객 증가, 도심 집회까지 겹쳐 코로나19 확산이 연쇄 도미노 현상을 보일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81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1,930명)보다 113명 줄었지만, 일주일 전(8일 0시 기준 1,728명)보다 89명 늘어 토요일 기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이로써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일 연속 요일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권 확진자는 1,078명이다. 수도권의 경우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는 사람들이 속속 늘면서 지난 11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405명을 기록한 후 나흘째 네 자릿수로 집계됐다. 비수도권도 나흘 연속 700명대를 나타내다가 15일 600명대(671명)로 내려왔지만 감소세는 뚜렷하지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8~14일) 일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780.3명으로, 그 전 주간(1~7일)보다 284.9명이나 증가했다. 확진자 한 명이 주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전 주 0.99에서 지난 주 1.1로 올라갔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이하면 억제를 뜻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행이 완만하게 줄던 수도권은 지난주부터 다시 증가 추이로 전환됐고 비수도권도 대전, 충청, 부산, 경남, 제주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며 "단기간에 유행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광복절 연휴의 이동량 증가와 도심 대규모 집회 등으로 확산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광복절인 이날 800여 명(성북구 추산)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했다. 도심에서 사실상의 집회도 전개됐다. 전 목사가 대표인 국민혁명당은 서울 광화문에서 ‘1,000만 국민 걷기운동’을 벌였다. ‘광화문온’ 등 보수단체들의 1인 시위대가 수십 명 집결하는 방식으로 도심에서 사실상의 집회를 벌여 경찰과 대치했다.
최근의 확산세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절 연휴 집회와 여행객 증가로 비수도권, 수도권 모두 델타 변이 전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본이 계단식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2,000~5,000명에서 갑자기 1만여 명으로 뛰었던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이번 주 수ㆍ목요일 정도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2,400~2,500명 정도 나올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급격히 늘린다 해도 전 국민 70% 이상 2차 접종을 달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활치료센터에서 해열제 외에 항체치료제도 공급하는 등 확진자 치료와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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