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출시 전인 지난해보다 확진자 많아
접종 반대론자 "백신은 실패했다" 주장
전문가들 "치명률·사망률 감소 효과 뛰어나"
유럽 국가 아이슬란드가 ‘백신 무용론’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70%가 넘는 접종률에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으면서 ‘백신 실패’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커지고 있는 탓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의 치명률과 사망률 감소 효과가 뛰어나다며 접종은 필수적이라고 반박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백신 반대론자들이 아이슬란드의 코로나 재확산을 근거로 백신 무용론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아이슬란드 사례를 내세운 건 백신 접종 이후 더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아이슬란드는 지난달 2차 접종률 70%를 넘겼고, 이달 들어선 1차 접종률 77%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확진자 수도 함께 늘었다. 7월 초 기껏해야 10명 남짓이던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11일 170명을 기록하며 정점에 올랐다. 백신이 출시되기도 전인 작년 3월과 10월 유행 당시에도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가량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에 접종 반대론자들은 아이슬란드 사례를 내세우며 백신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미 폭스뉴스는 “백신이 아이슬란드에서 감염 폭발을 초래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도 ‘아이슬란드를 보면 감염도 막지 못하는데, 부작용 위험이 있는 백신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슬란드 사례가 오히려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목한 건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과 사망률이다. 현재 아이슬란드 내 확진자 1,300여 명 중 입원 환자의 비율은 2%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 5월 말 이후로는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없다.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 악화에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냈다는 것이다.
폴 매티어슨 아이슬란드대 병원 원장은 “백신이 없었다면 이번 유행은 재앙이었을 것”이라고 WP에 설명했다. 브랜든 거스리 미 워싱턴대 감염병학 부교수 역시 “백신의 목적은 포괄적 감염 예방이 아니라 사망과 중증 악화를 막는 것이었다”며 “부분적 승리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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