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2배 이상 강한 델타 변이에 이어 페루에서 나타난 람다 변이까지 전 세계에서 유행해 방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10월 전 국민 70% 2차 접종 완료”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 접종 전 국민의 70%는 델타·람다 변이가 나타나기 이전인 올해 초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따라 집단면역 달성과 관련한 접종률 목표를 재설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람다 변이가 지난해 10월 페루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 31개국에서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람다 변이에 대한 백신 예방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람다 변이의 백신 효능은 분석ㆍ평가가 진행중에 있는데, 델타 변이에 대한 화이자나 모더나의 방어력 정도로 (기본 바이러스보다 백신의) 방어 효과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람다 변이가 델타 변이와 같이 전파력이 강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국내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방대본은 “아직까지 WHO 등에서 람다 변이는 주요 변이가 아닌 기타 변이로 분류하고 있어 전파력의 분석이 더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발견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6월 전 세계에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고 국내에서 몇몇 감염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우리 방역당국은 ‘아직 괜찮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6월 24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국내 변이 검출률은 40% 수준으로 대부분 알파 변이”라며 “델타는 그중에서도 10%밖에 되지 않아 국내에서의 델타 검출률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겨우 몇 달 만에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며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주도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람다 변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가 접종률 끌어올리기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도 집단면역 형성과 관련해 전 국민 접종률 목표를 70%보다 더 높게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정부는 당초 11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해 접종을 완료해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델타 변이의 확산과 감염재생산지수 상승 등의 변화를 반영해 접종 완료 목표는 수시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이 전 세계의 변이 바이러스 유입 현황을 면밀히 관찰ㆍ예측하고 선제 대응해야 하는데, 항상 현재 상황만 보고 ‘괜찮다’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연이은 변이 출현 등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집단면역에 필요한 전 국민 접종률 기준을 80~90% 이상 끌어올리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를 추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강화 등을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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