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녹취 까라" vs "원희룡 사퇴해라"?
'다 이기겠다'는 이준석 리더십 도마에
국민의힘 갈등이 '막장극'으로 치닫고 있다. 주연은 당대표와 대선주자이고, '전화통화 녹취' '폭로' 같은 자극적 소재가 등장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7일 이준석 대표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게 시작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밤 전화통화 녹취록 공개로 응수했다. 통화 내용을 폭로한 것도, 녹취록를 깐 것도 '신뢰'를 철저히 저버린 행동이다.
원 전 지사는 18일 녹취록 전문 공개를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딱하다"는 말로 원 전 지사를 조롱했다. 두 사람의 ‘가벼운 입’에 당은 분열 직전이다.
◇이준석이 가리킨 "저거"... 윤석열이다 vs 아니다
①원 전 지사가 18일 폭로한 내용은 이렇다. "10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안티'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②이 대표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반격했다. 녹취록에서 이 대표는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연구원이 내부 조사 안 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말한다.
'저거'가 갈등의 뇌관이다. 윤 전 총장을 지칭한다는 게 원 전 지사의 주장. 이 대표는 '당내 갈등'을 가리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녹취록은 통화를 녹음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당대표가 통화를 일상적으로 녹음·복기한다는 것 자체도 논란이 됐다.
원 전 지사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오후 6시까지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고 쓰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비아냥이었다.
◇물러서지 않는 이준석 vs 대화 폭로한 원희룡
①이 대표의 통화 녹취 공개는 처음이 아니다. 일주일 전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통화를 복기한 문건이 유출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 대표의 가벼운 처신에 당내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표 경선 때 그는 "나를 때리면 2배로 갚아준다"고 경고했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는 상대를 면박 주는 화법을 구사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여당이랑 싸우는 것도 아닌데, 이 대표가 왜 매사에 물러서지 않으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의 가벼운 입도 도마에 올랐다. ②원 전 지사의 통화 폭로도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가 주도한 대선주자 봉사활동에 윤 전 총장이 불참해 시끄러웠을 때,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 측이 '같이 불참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분열된 당… 대선캠프마다 원색적 공격 난무
국민의힘은 쪼개졌다. 이 대표와 가까운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사적 통화내용을 확대ㆍ과장해서 공개하고 당대표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가”라며 원 전 지사의 대권 포기를 촉구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장제원 총괄실장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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