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병상 부족이 심각해진 일본에서 체육관 등에 임시 병상을 놓고 환자를 치료하는 ‘야전 병원’ 같은 시설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현재 22개 광역지자체에서 병상 사용률이 가장 심각한 ‘4단계’(50% 이상)에 이르는 등 병상 부족이 심해지자 의료계에서 야전 병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나가와현은 중증 병상 사용률 100%, 일반 병상 사용률 85%로 새로 확진된 코로나19 환자는 전혀 입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에만 무려 6만 명이 ‘자택 요양’을 하고 있으며,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집에서 방치돼 있다가 숨지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산소 스테이션'은 치료 못 해... 중증화 방지하려면 야전 병원 필요"
도쿄나 오사카 등지에선 자택 요양 중 상태가 악화한 사람들에게 임시로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 스테이션’이나 ‘대기 스테이션’ 등을 설치하고 있다. 후쿠이현도 시내 체육관에 100병상을 갖춘 임시 시설을 만들었다. 그러나 입원할 병원이 결정되기 전 산소를 공급하며 임시 대기하는 곳에 불과하다.
도쿄 쇼와대학병원의 사가라 히로노리 원장은 “이런 시설은 치료 행위를 할 수 없어 치료가 지연돼 중증환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며 “(산소 공급과) 동시에 치료도 하는 야전 병원 같은 장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도의사회의 오자키 하루오 회장도 “산소 스테이션을 임시 의료시설로 바꾸고, 중등 환자에 대해선 항염증약을 투여하고 경증 환자에 대해선 항체칵테일요법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 줄어도 10월까지 중증자 병상 만원" 추산도
감염이 줄지 않자 일본 정부는 신규 감염자 수 중심이었던 긴급선언 발령 및 해제의 기준을 변경할 방침이다. 하루에 2만 명이 훌쩍 넘는 감염자가 나오고 있고, 동시에 백신 접종도 진전되자, 신규 감염자 수보다 중증자 수나 병상 사용률을 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다.
하지만 감염자 수 대신 병상 사용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당분간 선언 해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염자 수가 향후 감소세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중증자 병상은 10월까지 꽉 찰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열린 후생노동성 자문기관에서 교토대 니시우라 시로시 교수은 이달 말 입원 환자 수가 감소세로 변한다 하더라도 8월 말~10월 초까지 중증병상 사용률 100%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추산했다. 자문기관들은 “전국적으로 중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재해 시의 상황에 가까운 국면이 계속돼, 향후 사망자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NHK 집계에 따르면 18일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대인 2만3,917명에 달했고, 중증자 수도 1,716명으로 6일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오키나와 등에선 PCR 검사 수 대비 양성률이 20%를 훨씬 넘어 발견되는 감염자 외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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