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면서 계속된 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늘었다. 코로나19나 감기ㆍ독감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지만 천식ㆍ폐렴 등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기에 의한 기침은 3주를 넘지 않기에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된다면 감기 합병증이 생겼거나 다른 병 때문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콧물이 자주 목 뒤로 넘어가고 자리에 누우면 기침이 심해지면 후비루(後鼻漏ㆍpostnasal drip)가 만성 기침의 원인일 때가 많다.
입에 쓴 물이 잘 올라오고 저녁을 늦게 먹거나 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신 날 밤에 잠을 자다가 기침을 발작적으로 반복하면 위산이 기도로 역류돼 생기는 역류성 위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 두 질환의 원인 치료를 하지 않고 기침약만 먹으면 효과가 없다.
오래 끄는 기침에다 쌕쌕하는 숨소리(천명ㆍ喘鳴)나 숨찬 증상까지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지나는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각종 자극 물질이 염증을 자극해 기도가 좁아지거나 경련이 생기고, 똑바로 누워 자기도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도 한다.
이 교수는 “천식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병하지만 유전적 요소나 알레르기 체질 혹은 기도 감염 등이 주원인이고 집먼지진드기, 대기오염, 환경오염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천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치료한다. 천식은 난치병이었지만 치료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천식을 고치기 어렵다고 지레 짐작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식이요법에 의존하다가 기도 폐쇄가 많이 진행되면 제대로 치료하기 어렵다.
폐렴은 세균ㆍ바이러스ㆍ곰팡이ㆍ마이코플라즈마 등이 기관지ㆍ폐에 침투해 발생한다. 한국인 사망 원인 4위에 오를 정도로 위중한 병이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흔하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초기에는 발열ㆍ오한ㆍ기침ㆍ가래 등 감기ㆍ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특히 고령인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고 중증으로 악화돼 목숨을 잃기도 한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90% 이상이 65세 이상이었다.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환절기에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인, 당뇨병ㆍ천식ㆍ결핵 등 기저 질환이 있으면 폐렴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폐렴은 흉부 X선 촬영으로 진단한다. 원인 균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 검사와 혈액·소변에서 혈청 검사를 하기도 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을 진단하려면 며칠 걸리므로 폐렴 의심 환자는 병원 도착 8시간 전에 항생제를 쓰고 수분ㆍ영양 공급을 하며 40도 이상 고열이 있으면 해열제를 함께 사용한다”고 했다.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의 주원인은 폐렴구균이기에 5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인이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대한감염학회는 영ㆍ유아와 고령인 외에도 폐렴 발병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및 면역 저하자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65세 이상은 13가지 혈청형에 대한 폐렴구균 예방 효과가 있는 13가 단백접합백신(유료) 또는 23가 다당질 백신(65세 이상 무료) 접종을 권장한다. 기존에 접종한 적이 없는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면역 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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